美 "中 포위 안한다"지만 상원은 틱톡 퇴출법 발의

中시진핑·외교장관 강경 발언에
백악관 "갈등 원치 않는다" 진화
의회선 中견제법 잇따라 추진
중국이 미국의 대(對)중 정책을 강도 높게 비판했지만 미국은 표면적으로 양국 관계에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미 의회에서 중국 SNS 틱톡을 겨냥한 법안이 발의되는 등 갈등은 여전하다는 분석이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7일(현지기간) 브리핑에서 “우리는 중국과 전략적 경쟁을 추구하며 갈등은 원하지 않는다”며 “이 같은 양자 관계에 대한 우리 입장에 어떤 변화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중국과의 경쟁에서 승리를 목표로 하지만 우리의 중국 정책에는 어떤 변화도 없다”고 덧붙였다.미국 정부는 중국에 대한 압박이 ‘경쟁’ 차원의 정책이라고 설명했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중국을 포위하거나 억압하는 게 아니라 국제 질서를 수호하기 위한 것”이라며 “양국의 건설적인 경쟁을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투자·제휴·경쟁’이란 중국에 대한 접근법은 똑같이 유지되고 있다”며 “다만 경쟁이 충돌로 비화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가드레일이 있는 관계를 추구하고 있다”고 했다.

중국이 연이어 미국을 겨냥해 비난을 쏟아낸 데 따른 반응이다. 전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미국이 주도하는 서방 국가들이 우리를 모든 부문에서 억제하고 압박해 우리의 발전이 전에 없이 큰 어려움에 부닥쳤다”고 말했다. 친강 중국 외교부 장관도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만약 미국이 브레이크를 밟지 않고 잘못된 길을 따라 폭주하면 아무리 많은 가드레일이 있어도 탈선과 전복을 막을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친 장관이 언급한 ‘재앙적 결과’는 미국의 외교 노선에 대한 강력한 반발이란 분석이 나온다.

미 상원은 중국을 향한 압박을 이어갔다. 이날 중국의 짧은 동영상(쇼트폼) 플랫폼인 틱톡 등 외국 정보기술(IT)업체의 제품을 금지하는 법안이 발의됐다. 미 상무부에 틱톡 등 IT 기술 및 서비스 분야에 외국 정부가 가하는 위협을 식별하고 대응할 수 있는 권한을 주는 게 주요 내용이다. 법안에서 틱톡을 특정하진 않았지만 사실상 퇴출을 위한 발판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앞서 하원 외교위원회에선 대통령에게 틱톡 사용 전면 금지 권한을 부여하는 법안이 통과됐다. 백악관 예산관리국은 연방정부 모든 기관에 30일 내로 틱톡을 삭제하라고 지시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