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에…日, 1월 경상수지 적자 '역대 최악'

1조9766억엔 적자

무역적자는 3조4996억엔
올해 돈풀기 중단 안하면
40년 만에 '경상적자' 불가피
일본의 1월 경상수지가 ‘엔저(低)’와 국제 원자재값 급등 여파로 사상 최대 규모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런 가운데 일본은행이 대규모 금융완화를 중단하면 엔화 가치가 60% 치솟으면서 경상적자의 원인인 엔저가 해소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일본 재무성은 2023년 1월 경상수지가 1조9766억엔(약 19조원) 적자를 나타냈다고 8일 발표했다. 통계 비교가 가능한 1985년 후 월간 기준으로 최대 규모다. 작년 10월 후 3개월 만에 경상수지가 적자로 돌아섰다.

엔화 가치 하락과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수입이 크게 늘면서 적자 폭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경상수지는 크게 수출에서 수입을 뺀 무역수지와 해외 자산에서 벌어들이는 배당과 이자수입을 나타내는 본원소득수지로 구성된다. 일본의 본원소득수지는 매월 3조엔 안팎의 흑자를 이어가는 반면 무역수지는 적자가 계속되고 있다. 지난 1월 무역적자는 3조4996억엔으로 사상 최대였다.

일본의 무역수지는 2010년 후 적자로 돌아섰다. 이때부터 매년 일본의 경상수지는 무역적자를 본원소득수지 흑자로 메우는 구도가 이어지고 있다. 무역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지난해 경상흑자는 11조4432억엔으로 1년 전에 비해 반 토막 났다.무역적자가 지금과 같은 추세로 불어나면 경상수지가 40여 년 만에 적자를 나타낼 것이라는 우려마저 나온다. 일본은행이 엔화 가치 하락을 막기 위해 마이너스 금리를 해제하는 등 금융정책을 정상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는 이유다.

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도이치뱅크는 고객에게 보낸 메모를 통해 일본은행이 금융정책 정상화에 나서면 달러당 엔화 가치가 85엔으로 지금보다 60% 치솟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인위적으로 낮춰져 있는 엔화 가치가 적정 수준을 회복한다는 것이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