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도연 "딸이 정경호와 키스신 못 보겠다고…" [인터뷰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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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주말드라마 '일타스캔들' 남행선 역 배우 전도연배우 전도연은 '러블리'의 대명사였다. 영화 '밀양'으로 '칸의 여왕'이 되고, tvN '굿와이프', JTBC '인간실격'에서 절절한 감정 연기로 시청자들의 공감대를 자극했지만, 영화 '접속', '내 마음의 풍금' 등에서 보여준 '코 찡긋' 눈웃음은 남성 팬들 뿐 아니라 여심까지 사로잡았다.
그동안 묵직한 캐릭터를 선보이며 '배우들의 배우'로 불리던 전도연은 tvN 주말드라마 '일타스캔들'에서 20여년의 세월을 뛰어넘는 변함 없는 사랑스러움을 보여줬다. 국가대표 핸드볼 선수 출신으로 많이 배우진 못했지만, 조카를 딸로 키우는 사랑 넘치는 남행선을 보여주면서 전도연의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이 다시 한번 발휘됐다는 평이다.극 중 로맨스 상대였던 1타 강사 최치열 역의 배우 정경호 역시 "제가 데뷔했을 때 이미 전도연 선배님은 대스타였다"며 "그분과 함께 연기하고, 같이 서 있다는 거 자체가 영광이었다"고 말했을 정도. 전도연은 그런 정경호의 태도가 "너무 부담스러웠다"고 하면서도 "항상 최고라고 해주는 그 말이 어느 순간 진짜였으면 좋겠다 싶었고, 의지하게 됐다"면서 화기애애했던 '일타스캔들' 현장을 전했다.
요 몇 년 동안 인터뷰를 통해 "로맨틱 코미디를 하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던 전도연은 "'일타스캔들'로 '로맨틱 코미디'에 대한 갈증이 충분히 충족됐다"며 "주변의 반응도 그렇고, 저 역시 제가 보여주고 싶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었던 시간이 아니었나 싶다. 화면에서 환하게 웃는 제 모습을 정말 오랜만에 본 거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족들과 다 같이 볼 수 있는 작품을 정말 오랜만에 했다"면서 "제 딸도 그렇고, 다 같이 볼 수 있는 그런 것들이 좋았다"고 애정을 드러냈다.전도연은 2007년 비공개 결혼식을 했고, 2009년 딸을 낳았다. 실제로도 중학생 딸을 키우고 있는 엄마인 것. 전도연에게 "딸이 정경호와 키스하는 장면을 어떻게 봤냐"고 묻자 "우리 딸은 '치열이와 로맨스는 못 봐주겠다'고 한다"면서 웃었다.
"평소 제 모습과 행선이가 살아가는 방식이 크게 다르진 않아요. 저도 약간 딸을 통해 엄마로서 뭔가를 찾아가는 부분이 있고요. 그런데 뽀뽀 장면은, 아이가 학교에 갔는데 친구들이 물어봤다고 하더라고요. 엄마가 다른 남자랑 뽀뽀하는데 어떤 기분이냐고요. 그래서 저에게 그걸 묻길래, '연기할 때 어떤 기분이냐고 묻는 거랑 똑같은 거다'라고 답해줬어요."
'일타스캔들' 마지막 키스신에서 남행선은 행복한 미소를 터트린다. 전도연은 "실제로 굉장히 행복했다"며 "촬영하면서 '힐링이 되고 있다', '마음이 따뜻해진다'고 느끼기 쉽지 않은데, 그걸 느낀 게 이번이 처음인 거 같다"면서 촬영이 진행될수록 극 중 남행선과 실제 전도연의 경계가 허물어졌다고 전했다.카메라 앞에서도 꾸미지 않은 모습으로 선 전도연이었다. "피부가 여전히 곱다"는 칭찬에 전도연은 "CG였다"면서 "저 역시 저만 아는 속도로 잘 늙고 있다"면서 쑥스러운 듯 웃음을 터트렸다.
"'일타스캔들'을 찍을 때 많이 피곤했어요. 지난해 '인간실격', '길복순'을 연이어 찍고 곧바로 촬영에 들어가서 체력적으로도 아주 힘들었고요. 그래서 초반 테스트 촬영 참여도 못 했어요. 그러고 나서 카메라 속 제 얼굴을 보니 너무 보기가 힘들더라고요. (웃음) 제 눈에 힘든 게 너무 보여서요. 그때부터 모니터를 보지 말자고 생각했어요. 누군가 '보기에 불편하면 (화면에 예쁘게 보이도록) 만져주지 않을까'라고 생각했어요."
운동을 좋아하고, 모성애가 강한 행선의 모습 역시 실제 전도연과 겹치는 부분이다. 전도연은 최근엔 필라테스를 빼놓지 않고 하고 있다고 전하면서 만능 운동맨이라고 말했다. 아이의 미래를 정해놓지 않고,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모습 역시 행선과 닮았다.딸의 성적을 묻는 말에 "이번에 많이 올랐다"면서 웃으며 답한 전도연은 "공부든, 뭘 하던 자기 의지 아니겠냐"며 "엄마가, 누군가가 시켜서 하는 것엔 한계가 있어서 '잘하진 못해도 최선을 다하면 됐다'는 말을 해주고 있다. 아이가 커서 뭐가 되고 싶은지 모르겠지만, 좋아하고, 잘하는 걸 했으면 한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남행선이 곧 전도연인 '물아일체'의 경지로 보였지만, 그는 "작가님이 생각한 남행선의 모습은 제 모습과 달라 처음엔 거절했었다"고 털어놓았다.
[인터뷰 ②]에서 계속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