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고성능 반도체로 AI붐 중심에" CNBC

"개당 1만달러 A100칩 갯수가 챗GPT 경쟁의 중심 돼"
황CEO "지속가능한 컴퓨팅 위해 칩 가속화가 관건"
게이머에게 사랑받는 컴퓨터 그래픽 업체였던 엔비디아(NVDA)가 이제 AI 붐의 중심에 서있다고 CNBC가 보도했다.

CNBC는 젠슨 황 엔비디아 CEO인터뷰 및 심층 보도를 통해 반도체 산업 여건이 악화된 환경에서도 엔비디아가 챗GPT등 생성 AI를 뒷받침 하는 고성능 반도체로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밝혔다. 오는 20일부터 23일까지 열리는 엔비디아의 연례 GTC개발자 컨퍼런스에서도 AI가 주요 초점이 될 전망이다.

CNBC는 챗GPT와 경쟁하는 회사들마다 개당 1만달러인 엔비디아의 A100칩이 몇 개인지를 공개적으로 자랑한다고 지적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경우 오픈AI용으로 개발한 슈퍼컴퓨터는 약 1만개의 A100을 사용했다고 알려져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반도체 분석가인 비벡 아리야는 ″컴퓨팅 용량은 실리콘 밸리에서는 현재 화폐”라고 언급했다. 젠슨 황 CEO는 인터뷰에서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방식이 모두 바뀌고, 컴퓨팅 속도가 가속화될 것이라는 판단으로 10년전부터 AI에 관련된 반도체 생산에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엔비디아는 차세대 칩 H100 의 배송을 이미 시작했다. 황 CEO는 챗GPT를 만든 오픈AI에 세계 최초의 AI슈퍼컴퓨터를 직접 전달했다고 밝혔다.

엔비디아의 경우 인기있는 AI칩인 A 100 등 매출의 4분의1이 중국에서 발생한다. 중국에 대한 반도체 수출 규제로 큰 타격이 예상되자 리엔지니어링을 통해 규제 수준에 맞춘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해 중국 쪽 매출 타격을 줄였다. 게임 및 암호화폐 채굴용으로 엔비디아가 지배력을 가진 GPU는 엔비디아 매출의 80% 이상을 차지한다. 일반적으로 PC의 마더보드에 연결되는 카드로 판매되며 AMD나 인텔 같은 회사에서 만든 중앙처리장치(CPU) 에 컴퓨팅 성능을 추가한다.

현재 엔비디아는 시가총액이 6000억달러(780조원)에 달하고 26,000명의 직원을 가진, 세계 10대 기술 회사중 하나이다.

창업자인 60세의 황은 대만에서 태어나 미국에 이민을 왔고 오레곤 주립 대학과 스탠포드에서 공학을 공부했다. 1990년대초 황은 동료 엔지니어인 크리스 말라초스키와 커티스 프리엠과 3D그래픽으로 PC를 구현하는 꿈을 이야기했고 1993년 캘리포니아 프리몬트에서 엔비디아를 설립했다. 모두가 부러워할 정도로 컴퓨팅 속도를 높이고 싶어 녹색 눈을 회사 로고로 선택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사진=로이터
아리아 분석가는 ″엔비디아는 당시 수십 개의 GPU 제조업체 중 하나였으나 개발자들과 소프트웨어 커뮤니티와 잘 협력하면서 엔비디아와 AMD만이 살아남았다.”고 말했다.

엔비디아는 무리한 시도로 몇 번이나 파산 직전에 몰렸으나 1999년에 세계 첫 공식 GPU인 GeForce 256을 발표했다. 2000년에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첫 X박스용 독점 그래픽 공급자가 됐다. 2006년에는 CUDA라는 소프트웨어 툴킷을 출시하면서 대규모 투자를 했다.

엔비디아의 응용 딥러닝 연구 부사장인 브라이언 카탄자로는 이 투자에 대해 월가는 10년간 부정적으로 평가했으며 "2016년에야 인공지능에 필요한 혁신적 속도에 필요한 방식이라는 것을 이해하게 됐다"고 밝혔다.

AI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게임은 여전히 엔비디아의 주요 비즈니스로 남아있다. 경기 침체에도 지난해 매출 90억달러를 기록했다. 이 역시 AI 분야의 지식을 바탕으로 그래픽 분야에서 큰 도약을 이뤘다.

황 CEO는 ″컴퓨터 그래픽과 비디오 게임을 다음 단계로 끌어올리기 위해서 우리가 발명한 것을 파괴하고 재창조해야 했다”고 말했다. “빛의 경로를 시뮬레이션하고 하나의 픽셀을 계산하면 AI로 나머지 7개를 상상하는 새로운 방식을 발명했다”는 설명이다.

엔비디아는 처음부터 반도체 제조 공장이 없는 반도체회사를 구상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즉 제품을 설계하되 생산은 팹을 보유한 다른 반도체 회사에 위탁 생산을 하는 회사이다. 현재 엔비디아는 대만의 TSMC에 아웃소싱하면서 자본 지출 부담을 줄이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생산의 해외 의존도에 대해서 일부 분석가들은 위험 요소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에버코어의 분석가 CJ뮤즈는 엔비디아의 주주라면, 미중관계가 악화되고 이에 따른 TSMC 의 잠재적 영향으로 잠을 설칠 정도로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엔비디아뿐 아니라 AMD, 퀄컴, 인텔에도 이 같은 위험 요소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황CEO는 TSMC가 400억달러를 들여 애리조나에 건설할 반도체 공장에서 앞으로 반도체를 공급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GPU의 경우 암호화폐 채굴용으로도 많이 사용되고 있어 암호화폐 시장의 사이클에 따라 공급과 수요의 불균형이 종종 발생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칩의 고객이었던 애플 등 기술 대기업들이 자체 맞춤형 반도체 설계에 나서고 있어 경쟁이 치열해지는 것도 도전 과제다.

황 CEO는 앞으로 전세계 데이터센터가 쓰는 전력량은 더 늘어날 것이며 이는 진짜 세계적인 문제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지속 가능한 컴퓨팅을 위해 칩의 속도를 더욱 가속화하는 것이 엔비디아의 목표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황 CEO는 현재 메르세데스 벤츠를 위한 자율주행기술을 기반으로 한 ‘옴니버스’기술을 언급했다. 이는 컴퓨터 그래픽, 인공지능,로봇공학,물리 시뮬레이션을 아우르는 엔비디아의 기술이 가장 광범위하게 조합된 컨테이너로 앞으로 엔비디아의 희망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