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낙태할 자유' 헌법에 명시하겠다"


프랑스 여성들의 '낙태할 자유'가 헌법 명시될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여성의 낙태할 자유를 명시한 헌법 개정안을 앞으로 몇 달 안에 제출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AFP,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마크롱 대통령은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2020년 7월 세상을 떠난 여성 인권 운동가 지젤 알리미를 추모하는 행사에서 이같이 말했다. 또한 "헌법에 낙태를 선택할 수 있는 여성의 자유를 명기하고, 돌이킬 수 없게 만들어 그 권리를 결코 제한하거나 폐지할 수 없을 것임을 엄숙히 보증하겠다"고 전했다.

또한 "여성의 권리는 항상 부서지기 쉬운 정복"이라며 "오늘날, 이 자유가 무너지는 것을 보고 있는 전 세계 모든 여성에게 연대의 메시지를 보낸다"고 밝혔다.

프랑스에서는 1975년부터 낙태가 합법이지만, 지난해 6월 미국 연방대법원이 낙태권을 보장하던 판결을 폐기한 이후 개헌 움직임이 일었다. 최근엔 상원과 하원에서 낙태를 헌법으로 보장하는 개정안을 통과시켰지만, 각각 처리한 헌법 개정안이 달라 진행이 더딘 상황이었다. 하원은 지난해 11월 낙태할 "권리"를 명기한 개정안을 통과시켰고, 상원은 지난 2월 통과한 개정안에 낙태할 "자유"라고 표현했다.프랑스 일간지 르몽드는 마크롱 대통령의 표현으로 미뤄봤을 때 상원이 채택한 대로 낙태할 "자유"를 명기한 헌법 개정안을 의회에 제출할 것으로 예측했다.

상원과 하원이 동일한 개정안을 통과시키고, 국민 투표가 이뤄지면 헌법이 개정된다.

마크롱 대통령이 이날 추모한 지젤 알리미는 직업 변호사이자 인권 운동가로서 낙태권 쟁취에 힘써왔던 인물이다. 1972년 성폭행당해 임신한 미성년자가 낙태 혐의로 기소돼 재판받을 때 무죄를 끌어내기도 했다.지젤 알리미의 아들인 세르주 알리미는 마크롱 대통령이 추진하는 연금 개혁에 반대하며 이날 행사에 참석하지 않았다. 세르주 알리미는 "온 국가가 아주 불공평한 연금 개혁에 반대하며 일어나고 있을 때 벌이는 행사"라는 입장을 전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