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규 "이재명 기사 뜨면 '위에서 보낸' 변호사 찾아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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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성남도시개발공사 전 기획본부장 유동규씨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위해 살아간다고 자신을 10년 동안 세뇌했고 이 때문에 측근에게 대선 경선 자금을 전달한 사실을 덮으려 했다고 밝혔다.
"10년간 '이재명 위에 산다'고 스스로 세뇌"
또 이 대표의 최측근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이 과거 이 대표가 성남시장에 당선되기 전 술자리에서 '나라를 먹자'고 말했다고도 증언했다.유씨는 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조병구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공판에서 "저는 지난 10년간 '나는 이재명을 위해서 산다'고 스스로를 세뇌했다"고 말했다.
유씨는 "그 때문에 이재명 대표가 경기도지사 때 2심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았을 때 대법원에서도 패소하면(당선무효형이 확정되면) 광화문에서 분신할 생각까지 했다"고 말했다.
유씨는 당시 대선 후보였던 이 대표 측에서 자신을 보호하려는 목적이 아닌 대장동 개발 사업을 어느 정도까지 아는지, 어떤 심경인지를 '탐지'하러 변호사를 보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그는 "내가 구속(2021년 10월)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김모 변호사가 '캠프 쪽에서 윗분이 보내서 왔다'며 찾아왔다"며 "김 변호사는 재판에도 안 들어오고 접견만 왔다"고 설명했다.이어 "뉴스에 이재명 대표와 대장동 관련한 기사가 나오면 김 변호사가 접견을 왔다"며 "제 변호를 하러 온 게 아니고 다른 사람에 관해 제가 아는 정보를 많이 물어봤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중에 보니 김 변호사는 경기도 고문 변호사였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증인이 작년 11월 5일 이해충돌방지법 위반으로 검찰에 출석해 조사받기 전 '진술하고 싶은 내용이 있다'며 검사에게 면담을 요청했고, 김용 피고인에게 이재명 대표의 대선 경선 자금을 전달했다고 처음 진술한 사실이 있나"라고 물었다.
유씨는 "맞다"고 답한 뒤 "의심스러운 부분들이 생겨난 게 변호사 부분이었다, 도무지 날 생각하는 부분이 아니었고 차라리 (변호사를) 보내지 않았다면 지금도 그 상태(세뇌된 상태)에 머물렀을 수 있다"고 부연했다.그는 자신이 구속 만료(지난해 10월)로 풀려나기 직전 전모 변호사에게도 연락이 왔다며 "전 변호하는 '그분이 보내서 왔다'면서 자신이 승률이 높은 변호사라고 소개했다"고 설명했다. 유씨가 언급한 김 변호사와 전 변호사는 앞서 이재명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에서도 거론된 인물들이다. 검찰은 이달 3일 이 대표의 공판에서 유씨가 원하지도 않는데 두 변호사가 연락해왔고, 이들이 김의겸 민주당 의원과 통화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유씨는 대장동 개발사업 민간 업자 김만배·남욱·정영학씨 등과 공모해 업자들에게 막대한 이익을 몰아주고 공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는 인물이다. 그의 증언은 이 대표의 측근인 김 전 부원장과 정 전 실장이 구속기소 되는데 결정적 실마리가 됐다.
그는 김 전 부원장과 공모해 대장동 일당에게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정치자금법 위반) 등으로 함께 기소돼 재판받고 있으나, 이날 재판에는 김 전 부원장 사건에 대한 증인 자격으로 법정에 섰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