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가 약 48조3천억원에 달하며, 이 중 A등급 이하 비우량채가 15조2천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채권시장 불안이 여전해 채권시장안정화펀드 확대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한상공회의소 지속성장이니셔티브(SGI)는 9일 이런 내용을 담은 '채권시장 및 단기금융시장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를 발표했다.
지난해 말 채권시장 신용경색 사태는 강원도가 레고랜드의 프로젝트 파이낸싱 자산유동화 기업어음(PF ABCP)의 지급보증을 이행하지 않으면서 발생했다. SGI는 레고랜드 사태 이후 신용위기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으며 언제든 재발할 우려가 있다고 분석했다.
65조원 규모의 캐피탈·카드채 등을 포함한 여신전문금융채의 만기도 예정돼 있다.
SGI는 "더 큰 문제는 경기가 본격적으로 둔화하고 고금리가 지속되면서 비우량물에 대한 매입 수요가 개선되기 어렵다는 것"이라며 "비우량 회사채, 여신전문금융채권 등은 순발행이 과거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어 향후 만기가 닥쳤을 때 차환 발행도 여의찮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또 단기자금 및 부동산 시장도 낙관하기 어려워 건설사의 자금난도 심화할 것으로 우려했다.
SGI는 경기둔화 국면에서 취약부문을 중심으로 위험이 재발하지 않도록 적극적인 대응을 강조했다.
SGI는 "비우량 회사채 및 프로젝트파이낸싱 자산유동화기업어음(PF ABCP) 시장을 지원하기 위해 채권시장안정펀드의 매입대상을 현행 AA-등급 이상에서 A등급까지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며 "1조원 규모로 조성된 산업은행·기업은행의 중소 건설사 보증 PF ABCP 매입 프로그램의 집행 수준을 현 1천억원에서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경희 SGI 연구위원은 "지방정부의 지급보증에 대한 신뢰가 일시에 무너지면서 시장이 예상을 넘는 타격을 받았다"며 "정책적 지원을 강화해 리스크 재발 시 불안심리가 급격히 확산하는 것을 막고, 유동성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을 선별해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