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고영표, 호주전 4⅓이닝 2실점…사구와 홈런에 '발목'

한국 야구대표팀의 문을 연 잠수함 투수 고영표(kt wiz)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 성적표를 남기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고영표는 9일 일본 도쿄 도쿄돔에서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조별리그 B조 호주와 경기에 선발 등판해 4⅓이닝 동안 4피안타(1피홈런) 1볼넷, 몸에 맞는 공 2개로 2점을 허용했다.

호주 타자들이 변화구에 약점을 보인다는 전력 분석 결과에 맞춰 일찌감치 고영표를 선발로 낙점했지만, 예상을 벗어나는 결과가 나왔다.

호주 타선은 경기 초반부터 고영표의 투구를 적극적으로 공략했다.

고영표의 1회는 순조로웠다.

공 4개로 아웃 카운트 3개를 모조리 땅볼로 처리했다.

팀 케넬리와 엘릭스 홀은 유격수 땅볼, 로비 글렌디닝은 2루수 땅볼로 정리해 가볍게 더그아웃으로 돌려보냈다.

유격수 김하성은 케넬리의 불규칙 바운드를 정확하게 잡았고, 에드먼도 안정적으로 글렌디닝의 땅볼을 처리해 '현역 빅리거 키스톤 콤비'다운 수비 능력을 과시했다.

2회부터 고영표는 고전하기 시작했다.

선두타자 대릴 조지에게 초구 몸에 맞는 공을 내준 고영표는 호주 대표팀의 유일한 야수 메이저리거인 에런 화이트필드를 삼진으로 정리하고 한숨을 돌렸다.

릭슨 윙그로브에게 우전 안타를 맞고 1사 1, 3루 실점 위기에 몰린 고영표는 로건 웨이드를 삼진, 로비 퍼킨스를 3루수 땅볼로 처리해 위기를 끊었다.

3루수 최정은 퍼킨스의 빠른 타구를 한 번에 잡지 못했지만, 곧바로 1루에 강하게 송구해 실점을 막았다.

고영표는 3회에도 선두타자 울릭 보야스키를 내야 안타로 내보냈다.

2루 쪽으로 빠져나가는 공을 2루수 에드먼이 넓은 수비 범위를 자랑하며 잡는 데는 성공했지만, 1루에 송구하지 못했다.

케널리를 삼진으로 처리한 고영표는 홀을 2루수 땅볼, 글렌디닝을 다시 삼진으로 정리해 3회 역시 무실점으로 넘겼다.

주자를 꾸준히 내보내던 고영표는 결국 4회 선취점을 내줬다.

선두타자 조지의 다리를 또 맞추고 불안하게 출발하더니, 화이트필드에게 내야 안타를 내주고 윙그로브에게는 볼넷까지 허용해 무사 만루에 몰렸다.

웨이드를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처리해 1점과 아웃카운트 1개를 바꾼 고영표는 계속된 1사 1, 3루에서 퍼킨스를 2루수∼유격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로 요리하고 더그아웃으로 돌아갔다.

5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고영표는 선두타자 보야스키를 투수 직선타로 잡았지만, 다음 타자 케널리에게 솔로포를 두들겨 맞았다.

볼카운트 1스트라이크에서 던진 커브가 스트라이크 존 한복판에 몰렸고, 케널리는 이를 놓치지 않고 왼쪽 담을 넘겼다.

결국 고영표는 0-2로 뒤처진 5회 1사 후 원태인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