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에 밀리고 中에 쫓기는 韓 보건의료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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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기술력 7년새 4.3% 올랐지만국내 보건의료 기술 수준이 향상되고 있지만 여전히 미국에 비해 2년6개월가량 뒤처진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중국이 가파르게 성장해 의료용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분야에선 한국을 앞질렀다.
미국에 비해 2년 6개월 뒤처져
의료 AI·빅데이터는 中이 앞서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지난해 보건의료·산업기술수준 평가를 분석했더니 한국과 미국의 보건의료 기술 격차가 2.5년으로 조사됐다고 9일 밝혔다.
이번 조사는 폐암 등 42개 질환군과 합성의약품 등 35개 산업 분야에서 한국과 미국, 유럽, 일본, 중국의 기술 수준을 분석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기술 수준 최고국인 미국을 100%로 평가했을 때 한국은 79.4%였다. 유럽이 88.4%, 일본이 81.7%, 중국이 74%로 조사됐다. 2016년과 비교해 한국은 당시 76.1%에서 4.3% 높아졌다. 같은 기간 중국은 9.5% 급등했다. 유럽도 1.3% 상승했지만 일본은 4.4% 하락했다.
한국은 근골격계, 안과 질환 기술 수준이 미국에 이어 2위였다. 고령화로 퇴행성 관절염, 척추질환자가 많은 데다 백내장 수술과 라식·라섹 등 시력교정 수술이 늘면서 기술 수준이 함께 성장한 결과다.중국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의료 AI를 활용한 질병 진단·치료 시스템, 의료 데이터 생성·수집 분야에선 중국이 한국과 일본을 앞질렀다. 사실상 데이터 규제가 없는 중국에서 이들 연구가 활발하게 이뤄지자 관련 기술 수준도 높아졌다는 평가다. 이번 분석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국내에선 AI 기반 진단·치료 시스템을 개발해도 건강보험 제도 탓에 수익모델을 찾기 어렵다”며 “의료 데이터를 얻는 데도 한계가 있어 유효성을 확보하고 상용화하기까지 시간이 걸린다”고 했다.
바이오 분야는 중국의 기술력이 이미 미국을 넘어섰다는 평가도 잇따르고 있다. 호주전략정책연구소(ASPI)가 최근 미국 국무부 지원을 받아 분석한 기술 평가에 따르면 중국은 바이오 핵심 기술로 꼽히는 합성생물학과 바이오제조 분야에서 미국을 앞질렀다. 미국이 앞선 바이오 기술은 백신 및 의료대응 분야뿐이었다. ASPI가 조사한 이들 세 가지 바이오 항목 중 한국이 상위권에 포함된 것은 중국 미국 인도 이탈리아에 이어 5위에 오른 바이오 제조 분야뿐이었다. 신상훈 보건산업진흥원 R&D성과평가단장은 “기술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전략적 투자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