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증시 '상저하고' 예상했던 전문가들, 두 달 만에 변심한 이유 [마켓P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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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이슈 POLL'상고하저' 방향 튼 증시 전문가들
"투자보단 현금 보유량 늘릴 때"
하반기도 테마와 종목장세 전망…저점 노려라
한경 마켓PRO는 연초 상저하고(上低下高)를 예상했던 국내 금융투자업계 전문가 5명에게 '올해 증시 전망에 변화가 없는지'에 관해 물어봤다. 이번 마켓이슈 POLL에 참여한 금투 전문가 전원은 기존 상저하고에서 '상고하저'(上高下低)로 전망을 수정했다.

피봇(정책전환)에 나설 것이란 시장의 기대와 달리 미국 중앙은행(Fed)의 추가적인 금리 인상 우려가 커진 데다 국내 증시가 예상과 달리 상반기에 크게 오른 점이 하반기 증시 전망을 어둡게 만들었다.올 들어 코스피지수는 8.16% 상승했으며,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는 19.1% 급등했다. 연초 대부분의 증권사가 전망한 상저하고 전망이 빗나간 것이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 둔화에 증시가 언제 반응할지에 대한 평가에 따라 갈렸기 때문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미 Fed의 금리 인상 종료 기대감이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하면서 연초 증시를 이끌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번 마켓이슈 POLL에 참여한 한 펀드매니저는 "최근 시장에서 미 Fed의 금리 상승 종료 기대감이 사라지는 상황인데, 추가적인 긴축 우려가 나오면서 경기 침체 가능성까지 커졌다"면서 "이와 함께 하반기로 갈수록 부채 리스크, 부동산 시장 침체 등의 위험 요소가 부각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제롬 파월 미 Fed 의장은 의회 금융위 청문회에 참석해 필요시 금리 인상 수준을 높일 것이라며, 연말 금리 역시 기존 전망치보다 높을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파월 의장은 "만약 전체적인 지표상 더 빠른 긴축이 필요하다면, 우리는 금리 인상의 속도를 높일 준비가 돼 있다"며 "물가 안정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당분간 제한적인 통화정책 기조 유지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금리 인상 종료라는 시장의 기대감과 달리 추가적인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염두에 두어야 하는 상황.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사진=뉴스1)
한 증권사의 거시경제 담당 애널리스트는 연초 증시가 급등함에 따라 시장에서 예상하던 호재성 재료가 소진됐다고 판단했다. 결국 하반기에는 증시가 조정받을 것으로 본 것. 이 애널리스트는 "당분간 투자보단 현금 확보에 집중해야 한다"면서 "하반기 증시는 다시 테마나 종목 중심으로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마켓이슈 POLL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하반기 증시 투자전략과 관련해선 신중하게 접근하라고 입을 모은다. 미 Fed의 추가 긴축 등의 대내외 악재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해외 투자 시 인도 등 신흥국은 피하라고 조언하고 있다. 긴축 영향으로 달러가 강세를 보일 경우 외국인들의 자금이 빠져나갈 가능성 있단 이유에서다.

하반기 주목할 만 테마로는 중국 소비 테마와 2차전지를 꼽았다. 중국 리오프닝 효과로 중국인 관광객 유입으로 색조 화장품 등의 수혜를 예상했다. 추천 종목으론 아모레G와 클리오를 꼽았다. 2차전지 테마에선 동박 업종(SKC 등)을 추천했다. 그동안 2차전지 테마의 수급이 소외된 업종으로 몰리는 만큼 이번엔 상대적으로 덜 오른 동박 업종에 수급이 몰릴 가능성이 있단 배경에서다. 하반기 증시가 부진하더라도 2차전지 업종은 계속해서 수급 측면에서 주도 테마의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류은혁 한경닷컴 기자 ehry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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