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 30% 뚝…이 와중에 사납금까지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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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금인상 한달…분통터진 기사
"매출 확 줄어 그만둘까 고민"
택시회사 수억원대 적자 메우려
사납금 13만→15만원 인상도
9일 오후 1시 서울 용산구 서울역 택시승강장. 택시 20대가 손님을 태우지 못한 채 150m가량 줄지어 있었다. 같은 시간 강남구의 한 버스정류장. 정반대 풍경이 펼쳐졌다. 택시 대신 버스를 타려는 시민 40여 명이 몰려 북적였다. 취업준비생 공한규 씨는 “지난달 막차가 끊겨 어쩔 수 없이 택시를 한 번 탄 것을 빼고는 최근 몇 주간 택시를 이용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택시요금 인상이 한 달을 넘긴 가운데 “택시 잡기가 쉬워졌다”는 승객들의 평가와는 달리 기사들은 매출이 크게 줄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요금 부담을 이유로 택시 승차를 꺼리는 승객이 크게 늘어난 탓이다. 택시기사 최씨는 “기본요금이 오른 뒤 매출이 10% 이상 줄었다”고 했다. 요금을 아끼기 위해 목적지에 도착하기 전에 하차하는 승객도 늘었다. 택시기사 김모씨(64)는 “도착 장소까지 100여m 남았는데 중간에 내리겠다는 손님이 지난달에만 6명 있었다”고 전했다. 승객 감소와 함께 매출이 줄어드는 또 다른 이유다.
노원구의 한 법인택시 관리부장은 “4월부터 본격적으로 기준금 인상 규모를 논의하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택시업계가 기사 이탈이 가속화하는 등 향후 상황이 더 악화할 것으로 보는 배경이다. 이미 기준금을 인상한 회사도 있다. 서초구의 한 법인택시 소속 택시기사 전모씨(70)는 “요금 인상을 앞두고 회사가 지난 1월 기준금을 13만원에서 15만원으로 올렸다”며 “요금 인상 후 손님이 30%가량 줄어 기준금을 맞추지 못하는 날이 많아 버티기 힘들다”고 하소연했다.
안시욱/최해련 기자 siook9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