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리오프닝 효과 아직 없다"…韓경제 '상저하저' 우려 확대 [강진규의 데이터너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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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코로나19로 인한 봉쇄조치를 푸는 '리오프닝'에 돌입했지만 한국 경제에 긍정적 영향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생산과 수출 부진이 이어지는데다 관광객 유치전에서도 태국과 일본 등에 밀리는 모습이다. 이같은 흐름이 계속되면 정부가 예상한 하반기 반등이 이뤄지지 않아 한국 경제가 장기 침체로 접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국이 최근 리오프닝을 했지만 수출 부진이 지속되며 한국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최근 경제동향 보고서를 통해 "중국 리오프닝의 실물경기에 대한 긍정적 영향은 가시화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리오프닝 효과에 대한 기대감도 점차 옅어지는 모습이다. 중국 정부가 최근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예상보다 낮은 5.0% 안팎으로 제시하면서 중국 경제의 성장에 대한 근본적인 우려가 나오고 있는 점이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된다. 송영관 KDI 선임연구위원은 "5%라는 목표는 아주 낮은 수준"이라며 "부동산 문제, 지방정부 부채 문제 등을 고려하면 긍정적인 면이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중국 경제의 활성화가 한국 경제의 성장으로 이어지지 않을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공급망을 둘러싼 미·중 갈등 심화 때문이다. 미국이 반도체 중국 내 생산에 제동을 거는 등 동맹국과 중국 간 연결고리를 끊어내려는 움직임이 나타나면서 중국의 산업 활성화가 한국의 수출 확대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강문성 고려대 국제학부 교수는 "미·중 간 기술 패권경쟁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중장기적 관점에서 결정된 이후 기업이 투자에 나서게 될 것"이라며 "중국 출입이 자유로워진 정도로는 비즈니스적 결정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의 관광지로서의 매력이 떨어지고 있는 점도 문제다.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장은 "중국인들의 생활수준이 높아지면서 한국 대신 유럽을 가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다"며 "중국의 노동절 연휴가 있는 5월에 관광객을 얼마나 유치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송 연구위원은 "리오프닝 이후에도 대중 수출은 많이 우려가 되는 상황"이라며 "상반기 지나고 (리오프닝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 예상하는 사람이 많은데 섣부른 예측이 어렵다"고 말했다.
강진규/정의진 기자 josep@hankyung.com
中 리오프닝 효과 "아직 없다"
13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들어 1~10일 수출은 157억9100만달러로 전년 동기간 대비 16.2% 감소했다. 조업일수 차이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액은 27.4% 쪼그라들었다. 품목별로는 반도체(-41.2%), 가전제품(-44.9%) 등의 감소폭이 컸다.수출 규모가 가장 큰 중국으로의 수출은 35.3% 줄었다. 수출액(31억7700만 달러)과 수입액(46억1300만 달러) 간 격차로 계산되는 무역수지는 14억36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 2월 한달간 대중국 무역적자 규모(11억4000만달러)보다 많은 적자가 열흘만에 발생했다.중국이 최근 리오프닝을 했지만 수출 부진이 지속되며 한국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최근 경제동향 보고서를 통해 "중국 리오프닝의 실물경기에 대한 긍정적 영향은 가시화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리오프닝 효과에 대한 기대감도 점차 옅어지는 모습이다. 중국 정부가 최근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예상보다 낮은 5.0% 안팎으로 제시하면서 중국 경제의 성장에 대한 근본적인 우려가 나오고 있는 점이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된다. 송영관 KDI 선임연구위원은 "5%라는 목표는 아주 낮은 수준"이라며 "부동산 문제, 지방정부 부채 문제 등을 고려하면 긍정적인 면이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중국 경제의 활성화가 한국 경제의 성장으로 이어지지 않을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공급망을 둘러싼 미·중 갈등 심화 때문이다. 미국이 반도체 중국 내 생산에 제동을 거는 등 동맹국과 중국 간 연결고리를 끊어내려는 움직임이 나타나면서 중국의 산업 활성화가 한국의 수출 확대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강문성 고려대 국제학부 교수는 "미·중 간 기술 패권경쟁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중장기적 관점에서 결정된 이후 기업이 투자에 나서게 될 것"이라며 "중국 출입이 자유로워진 정도로는 비즈니스적 결정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돈 있는 중국인, 한국대신 유럽 간다
중국인 관광객 유치전에서도 한발 뒤쳐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올초 중국인에 대한 방역조치를 강화하면서 비자발급을 여부를 놓고 중국 정부와 갈등을 빚으면서 리오프닝 초기 관광객 선점에 실패했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 1월 한-중 노선 탑승객은 10만5000명으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1월 138만명의 8% 수준에 그쳤다. 반면 태국은 지난 1월 관광산업 지원에 40억바트(약 1500억원)을 책정하고, 지난달 중국 주요 도시에서 관광 로드쇼를 여는 등 발빠르게 움직였다. 그 결과 올들어 2월 중순까지 중국인 관광객이 16만명 이상 방문하면서 연간 관광객 유치 목표치를 기존 500만명에서 최대 700만명으로 높였다. 일본도 한국보다 먼저 중국인 비자제한 조치를 해제하면서 관광객 유치전에서 한발 앞서가는 모습이다.한국의 관광지로서의 매력이 떨어지고 있는 점도 문제다.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장은 "중국인들의 생활수준이 높아지면서 한국 대신 유럽을 가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다"며 "중국의 노동절 연휴가 있는 5월에 관광객을 얼마나 유치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커지는 '상저하저' 우려
중국의 리오프닝 효과가 기대만큼 나오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정부와 국책연구기관의 경기 판단을 수정해야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상반기에는 경기가 침체되지만 하반기 중국 리오프닝 영향이 본격화하면서 크게 반등하는 '상저하고'의 흐름을 예상했다. 최종적인 성장률 수준은 1.6%로 제시했다.KDI는 상반기에는 성장률이 1.1% 정도로 낮지만 하반기 2.4% 성장해 최종적으로 1.8%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와 관련해 기재부 관계자는 "KDI와 정부의 판단은 유사하다"며 "KDI가 하반기 중국 리오프닝 효과를 조금 더 크게 보고 있는 정도의 차이"라고 설명했다.송 연구위원은 "리오프닝 이후에도 대중 수출은 많이 우려가 되는 상황"이라며 "상반기 지나고 (리오프닝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 예상하는 사람이 많은데 섣부른 예측이 어렵다"고 말했다.
강진규/정의진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