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로 본 투자리스크…신종자본증권 '휴지조각' 가능성은? [김보미의 머니뭐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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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정말 투자리스크가 낮은 상품인 걸까, 낮다면 실제로 얼마나 낮은 걸까. 금융회사는 채권을 발행할 때마다 관련 투자설명서를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한다. 그리고 여기에는 투자자들이 투자 리스크를 판단·결정하는 데 있어서 유용하고 객관적인 자료들이 담겨 있다.
내가 투자한 신종자본증권이 어느 날 휴지조각이 되어버린다면? 그래서 투자금을 아예 돌려받을 수 없다면? 생각만 해도 정말 끔찍한 일이다. 그런데 드물지만 그런 일이 때때로 벌어진다. 바로 금융당국으로부터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될 때이다.
투자설명서에는 이러한 내용들을 아래와 같이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그래서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얼마나 되는데?’
KB금융은 약 49조원 이상의 손실이 나야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지난해 KB금융 순이익은 4조 4,133억원이었다.
Chapter2. 분기마다 지급되던 이자가 중단된다?
신종자본증권은 대체로 분기 단위로 투자자들에게 이자를 지급한다. 그런데 (역시나 가능성이 낮지만) 때로는 이자 지급이 중단될 수도 있다. 앞에서 살펴본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됐을 때 혹은 금융당국이 발행 금융회사에 적기시정조치나 긴급조치를 시행할 때 등이다.
이번에는 은행에서 발행한 신종자본증권 투자설명서를 살펴보자. 신한은행에서 공시한 3월 7일자 자료다.
Chapter3. 그럼에도 100% 안전 없다…판단은 ‘투자자 몫’
금융외환위기에 버금가는 경제적 위기가 오지 않는 이상, 은행권에서 발행한 신종자본증권이 휴지조각될 가능성이 낮다고 볼 수도 있는 것이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금손실가능성에 ‘0%’라고 단언할 수 없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말이지만 만일의 가능성 때문일 것이다.
투자설명서에는 금융회사마다 아래와 같은 문구가 등장한다.
“아직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유형의 위기가 발생할 경우 위 결과는 크게 달라질 수 있으니, 투자자께서는 이 점에 유의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이자미지급사유 발생 가능성은 높지 않으나 경영환경의 급격한 변화 등으로 예상치 못한 큰 손실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이자미지급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100% 안전한 투자처는 결코 없다. 투자에 대한 판단, 수익과 손실은 언제나 철저하게 투자자들의 몫임을 알리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