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월드컵 앞서 강호들 '내분'…캐나다 선수들 "협회 못 믿어"

'남녀 동일 수당·포상금' 추진하는 선수들…"어둠 속에 협상해와"
프랑스, '간판과 갈등' 감독 해임…스페인 선수들도 감독에 반발
국제축구연맹(FIFA) 2023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이 130여 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유럽과 북미 강호들이 줄줄이 '내분'에 몸살을 앓고 있다. 남자팀과 '동일 수당'을 주창하는 도쿄올림픽 우승팀 캐나다 여자 대표팀 선수들은 지난 9일(현지시간) 공개 석상에서 자국 축구협회를 신뢰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고 AP,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주장 크리스틴 싱클레어 등 5명은 이날 하원 문화유산 상임위원회에 출석해 수당·포상금을 놓고 협상하는 협회가 이 사안에 대처하는 방식이 선수들에 대한 '결례'라고 질타했다.

싱클레어는 "대표팀은 공정하고 평등한 보상, 대우와 우리의 미래를 위해 협상 중이지만, 그 상대인 협회가 정직하고 개방적이라고 신뢰할 수 없다"며 "우리는 어둠 속에서 협상해야 했다"고 말했다. 재닌 배키도 "오늘 협회의 발표안에는 우리와 협의하지 않은 용어들도 포함됐다"며 선수들을 존중하지 않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기존 협약이 2021년 말로 만료된 캐나다 여자 대표팀과 협회는 월드컵 등 주요 대회에서 남자팀과 동등한 수준의 포상금을 지급할지를 놓고 협상 중이다.

지난주 양측은 남자팀처럼 경기별 수당·성과에 비례한 상금을 받는 안으로 잠정 합의를 이뤘지만, 아직 협상이 완전히 타결된 건 아니다. 선수들은 협회가 대표팀 중계권과 후원을 담당하는 영리 기구인 '캐나다 축구 사업'(Canadian Soccer Business·CBS)과 계약의 세부 내용을 공개하라고 요구한다.

예산 삭감으로 여자팀에 대한 지원이 줄었다고도 주장한다.

이날 위원회가 열리기 전 협회는 현재 진행된 협상의 세부 사항을 돌연 공개했다. 경기 수당·포상금을 남녀 팀에 균등하게 배분하겠다는 게 골자지만, 위원회에서 선수들이 보인 반응을 보면 최종 합의까지 추가 진통이 예상된다.

캐나다는 1995년부터 7회 연속 여자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강호다.

2021년 열린 2020 도쿄 올림픽에서는 여자축구 금메달도 목에 걸었다.
여자축구 '강호' 중 내분으로 시끄러운 팀이 캐나다만은 아니다.

프랑스축구협회는 간판선수와 마찰을 빚은 코린 디아크르 감독을 이날 해임하기로 결정했다.

A매치(국가대표팀 간 경기) 142경기에 나선 세계 정상급 수비수 웬디 르나르가 지난달 디아크르 감독 체제에서는 뛰지 않겠다고 '보이콧'을 선언하면서 대표팀 내 갈등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이에 자체 조사에 들어간 프랑스축구협회는 "감독과 일부 고참 선수 간 심각한 갈등이 있었다.

더는 돌릴 수 없는 지경이 이르렀다고 판단했다"며 디아크르 감독을 경질했다.

또 다른 유럽 강호 스페인에서도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2년 연속 FIFA 올해의 여자 선수로 뽑힌 알렉시아 푸테야스가 이끄는 스페인 대표팀에서는 지난해 9월 선수 15명이 호르헤 빌다 감독의 지도 방식이 강압적이라며 반발, 보이콧에 들어갔다.

선수들의 반발 속에서도 스페인축구협회의 지지를 받아낸 빌다 감독은 계속 지휘봉을 쥐고 월드컵을 준비 중이다.

32개국이 출전하는 이번 여자 월드컵 본선은 7월 20일부터 한 달간 열린다. 사상 처음으로 두 국가가 공동 개최하는 이번 대회에서 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H조에서 독일, 모로코, 콜롬비아와 경쟁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