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뼈 내려앉았다…25년간 사람 태운 코끼리 모습 '충격'

관광객을 한번에 최대 6명씩 태우고 걷다 척추 뼈가 내려앉은 코끼리의 모습. /사진=WFFT

25년간 관광객을 한 번에 최대 6명씩 태우고 걷다 척추뼈가 내려앉은 코끼리의 모습이 공개돼 화제다.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CNN 등 외신에 따르면 태국의 야생 동물 구조 단체 '태국 야생 동물 친구 재단(WFFT)'은 지난 25년간 태국 관광지에서 일해온 71세 암컷 코끼리 파이 린(Pai Lin)의 사진을 공개했다.

공개된 사진에는 파이 린이 일반적인 코끼리와 달리 척추가 내려앉아 등이 안쪽으로 움푹 들어가 있고, 엉덩이 쪽은 아래로 축 처진 모습이 담겼다.

태국 관광산업에서 '코끼리 탑승 체험'은 인기 있는 관광 코스로 꼽힌다. 파이린의 경우 한 번에 최대 6명의 관광객을 태우며 25년을 살아왔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이 관행이 동물 학대의 한 형태라고 지적했다. 코끼리의 몸은 원래 사람이 탈 수 있는 구조로 설계되지 않아서다.

이에 코끼리 탑승 체험의 잔인함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관광객들에게 코끼리를 타지 말 것을 권고하기 위해, 이 같은 사진을 공개했다는 게 WFFT 측의 설명이다.

이와 관련, 톰 테일러 WFFT 책임자는 "코끼리의 척추뼈는 위로 뻗어있다"며 "관광객들로부터 등뼈를 지속해서 압박받으면 영구적인 신체적 손상을 입을 수 있는데, 파이린이 이런 경우"라고 설명했다.

파이 린은 앞서 2006년 주인에게 버려졌다고 한다. 에드윈 비크 국장은 "이전 주인은 나이가 들고 통증이 심해 걷는 속도가 느려져 더 이상 일을 잘할 수 없겠다고 판단해 이 친구를 포기했다"고 전했다.

한편 이 코끼리는 다른 관광지에서 구조된 24마리의 코끼리들과 함께 WFFT의 보호구역에서 생활하고 있다. 이 구역은 방콕에서 차로 약 2시간 거리에 있는 후아힌 해변 마을 근처에 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