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박건우, 톱타자 역할도 만점 "긴장하다가 하루가 끝난다"

백업 분류됐던 박건우, 주전 외야수에 이어 1번 타자 역할까지
체코전 톱타자 나서 대량득점 물꼬 트는 장타…"내일도 이길 것"
매서운 타격감으로 1번 타자 역할까지 훌륭하게 수행한 박건우(NC 다이노스)는 대회 기간 내내 긴장감 속에 생활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건우는 12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본선 1라운드 체코와 경기에서 1번 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전해 1회 장타를 만들며 대량 득점의 물꼬를 텄고, 한국은 체코에 7-3으로 승리했다.

경기 후 만난 박건우는 "타격감은 잘 유지하려고 하는데 아직은 잘 모르겠다"며 "긴장이 많이 된다.

많이 뛰지 않아 긴장하다가 하루가 끝나는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첫 타석 안타에 관해 "초구를 쳐야 할지 고민하다 볼이 들어와서 마음이 편해졌다"며 "그 안타로 대표팀이 좋은 결과를 만들어서 좋았다.

두 번째 타석에서 나온 타구가 상대 수비에 잡힌 건 아쉬웠다"고 덧붙였다.

대표팀은 이날 경기 초반 선취점을 내는 게 중요했다. 호주, 일본전에서 충격적인 패배를 당해 팀 분위기가 무겁게 가라앉아있었기 때문이다.

경기 초반에 점수를 내지 못하면 선수들이 조급한 마음을 가지게 돼 경기 자체를 망칠 수 있었다.

1번 타자 박건우는 이를 깨끗하게 해소하는 안타를 날렸다. 그는 1회 상대 팀 선발투수 좌완 루카시 에르콜리를 상대로 우중간 2루타를 날렸고, 상대 수비 실책을 틈타 3루 진루까지 성공했다.

이후 이정후(키움 히어로즈)의 적시타 때 홈을 밟았다.

그는 타자 일순한 뒤 2사 1, 2루 기회에서 다시 타석에 섰고, 잘 맞은 우측 타구를 날렸다.

타구는 아쉽게 상대 수비에 잡히면서 안타가 되지 않았다.

1회 공격은 그렇게 끝났지만, 대표팀은 박건우의 출루로 1회에만 5득점 하며 경기를 쉽게 풀어갈 수 있었다.

사실 박건우는 대회 개막 전까지 우익수 나성범(KIA 타이거즈)의 백업으로 분류됐다.

우타자 박건우는 좌투수가 등판하면 대타로 나서는 게임 체인저였다.

그러나 박건우는 개막을 앞두고 연습경기마다 남다른 타격감을 과시했고, 지난 10일 한일전에서도 추격의 솔로 홈런을 터뜨리는 등 맹활약했다.

이에 이강철 대표팀 감독은 타격감이 좋지 않은 '메이저리거' 토미 현수 에드먼(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을 9번 타순으로 내리고 박건우를 1번 타순에 배치하는 파격적인 라인업으로 체코전에 임했다. 기대의 부응한 박건우는 "아직 8강 진출의 희망이 남았다고 들었다"며 "내일 중국전도 오늘처럼 꼭 승리하겠다"고 다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