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 방식 선택도 '노후 준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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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 준비라고 하면 우선 떠올리는 게 경제적 안정과 건강이다. 그러나 노후 자금이 충분하고 몸이 건강해도 마음 붙일 곳 없이 외롭게 살아가야 한다면 무슨 소용이 있을까.

심리학자 에이브러햄 매슬로의 욕구 5단계 이론에 따르면 인간의 욕구에는 단계가 있어서 하위 욕구인 경제적 안정과 건강이 충족되면 상위 욕구인 애정과 공감, 소속감, 존경, 인정, 자아실현 등을 채우고 싶어진다.베이비붐 세대인 50·60대는 과거 노인 세대에 비해 건강하고 활동적이어서 ‘액티브 시니어’라고 불린다. 이들은 생존보다 자아실현의 욕구가 강하다. 소비 여력이 있고 라이프 스타일에 관심이 많으며, 커뮤니티 속에서 교류하고 의미를 찾으려는 경향을 보인다. 노후 준비의 필요성을 사회적으로 학습한 세대로, 자녀에게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과거엔 노후에 삶의 질을 보장받으며 살 수 있는 공간이 내집 외에 별다른 선택지가 없었지만 이제는 가성비 좋은 실버타운, 코하우징, 코리빙 등 대안적 형태의 주거 커뮤니티가 다양하게 등장하고 있다.

노후에 살 곳은 단순히 주택 개념으로 생각할 게 아니다. 자녀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사람들과 어울려 살 수 있는 주거 환경, 가족을 대체할 수 있는 커뮤니티 속에서 안정된 노후를 보낼 방법 등을 미리 고민해 봐야 한다. 그대로 일하면서 살지, 여가를 즐기며 살지, 도시가 나을지, 전원이 나을지. 내 성향에 맞는 선택을 하기 위해 부지런히 탐색해볼 필요가 있다.

박지숭 삼성생명 중기전략팀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