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3구 중소형도 청약 추첨…2030세대·1인 가구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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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주지역 규제완화
들썩이는 청약시장
기존 가점 100%였던
전용 60㎡이하 아파트
가점 30%·추첨 60%로
전용 60~85㎡는
가점 70%·추첨 30%
가점 낮았던 젊은층
당첨 가능성 높아져

강남 3구·용산에서도 중소형 추첨제 도입
12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다음달 1일부터 규제 지역으로 묶여 있는 서울 강남 3구와 용산구의 중소형 아파트 청약에 추첨제를 도입한다. 기존 가점 100%였던 전용면적 60㎡ 이하는 가점 40%, 추첨 60%로 조정된다. 전용 60~85㎡는 가점 70%, 추첨 30%로 바뀐다. 기존 가점 50%, 추첨 50%였던 전용 85㎡ 초과는 중장년층이 대형 주택형을 선호한다는 점을 반영해 가점제 비율을 80%로 높인다.

2017년 ‘8·2 부동산 대책’ 이후 5년6개월 만에 추첨제가 적용된 서울 영등포구 양평동의 영등포자이 디그니티 아파트는 ‘로또 아파트’로 불리며 지난 7일 일반공급 98가구 모집에 1만9478명이 신청했다. 경쟁률이 198.8 대 1에 달했다. 이 단지는 정부가 강남 3구와 용산을 제외한 모든 지역을 규제 지역에서 푼 뒤 서울에서 처음 분양한 물량이다. 정부 규제 완화로 전매제한 기간도 1년으로 줄어 당첨됐을 때 입주 때까지 중도금과 잔금을 부담하는 대신 1년 뒤 분양권을 팔아도 된다.
추첨제 대폭 확대 속 ‘영리한’ 청약 전략은
전문가들은 다음달 이후 서울 ‘알짜’ 지역에서 추첨제 물량이 대폭 늘어나는 만큼 저가점자의 청약시장 유입이 빠르게 늘어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정부가 움츠린 주택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중도금 대출 규제를 완화하고 15억원 이상 아파트의 주택담보대출까지 허용해 청약 여건도 개선됐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정부의 규제 완화로 청약시장의 진입장벽이 낮아졌다”며 “대기 수요가 많은 서울과 수도권 인기 지역의 청약 흥행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가점이 아닌 ‘운’에 따른 당첨 확률이 높아졌기 때문에 추첨제 물량에 수요자가 몰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추첨제 물량이 늘었다고 무작정 청약에 나서는 것보다 입지, 분양가, 단지 규모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보고 청약 전략을 세워야 한다”며 “최근 공사비 급등 이슈가 불거지고 있어 강남 3구는 분양가가 계속 오를 가능성이 있는 데다 저가점자의 참여가 늘면서 경쟁률이 치솟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경우에 따라 입지나 인프라가 좋은데도 청약보다 유리한 급매물이 나올 수 있어 주변 시세를 수시로 살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