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 호조 속 고민 깊어진 Fed…'빅스텝' 제동 걸리나

SVB發 뱅크런 등에 긴축 부담
21일 FOMC 금리 인상폭 주목
실리콘밸리은행(SVB)의 초고속 파산 이후 이달 열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통화정책 결정 회의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지난주 제롬 파월 미 중앙은행(Fed) 의장의 매파(통화긴축 선호)적인 발언 후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 가능성에 무게가 실렸지만, SVB 파산 사태로 Fed가 긴축 속도를 늦출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Fed는 오는 21일부터 이틀간 FOMC 정례 회의를 열고 금리 인상 폭을 결정할 예정이다. 12일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시장 참여자들은 Fed가 이달 ‘빅스텝’(기준금리 한 번에 0.5%포인트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을 68.3%로 보고 있다. 0.25%포인트 인상을 예상한 비율은 31.7%다. 고삐 풀린 인플레이션을 잡으려면 강한 긴축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다.파월 의장은 지난 7~8일 열린 상·하원 청문회에서 “최종금리가 이전 전망보다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전체적인 지표가 더 빠른 긴축이 정당하다는 것을 보여준다면 금리 인상 속도를 높일 준비가 돼 있다”고 답했다. 이후 시장에선 이달 0.5%포인트 인상 확률이 우세하다고 예측했다. 다만 10일 발표된 고용 지표에서 실업률이 3.6%까지 뛰고 임금 상승률이 다소 둔화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0.5%포인트 인상 예상이 일시적으로 40%대까지 줄었다.

시장에선 이번주 SVB 사태가 전개되는 양상에 따라 금리 인상 폭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다른 중소 은행으로 전이되거나, 금융권에서 예기치 못한 균열이 발생한다면 Fed가 빅스텝과 같은 강한 긴축 정책에 부담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게 또 다른 은행에서 발생하는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 사태)이다.

SVB 파산에 따른 파장이 조기 진화된다면 파월 의장이 시사한 대로 0.5%포인트 인상으로 복귀할 가능성이 있다. 월스트리트에선 JP모간 웰스파고 등 대형 은행들의 유동성엔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자산과 고객 기반이 다각화돼 있기 때문이다.

뉴욕=정소람 특파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