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엔터, 카카오 품으로…하이브 발뺐다

하이브 "시장과열…인수 포기"
카카오 "공개매수 예정대로"
사진=연합뉴스
하이브가 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 인수 절차를 중단한다고 12일 공식 선언했다. SM엔터 창업자인 이수만 전 총괄프로듀서의 지분(14.8%)을 매입하면서 시작한 인수 작업에서 한 달여 만에 발을 뺐다. 이로써 SM엔터 경영권 분쟁은 사실상 카카오의 승리로 막을 내리게 됐다.

하이브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카카오와의 SM엔터 인수 경쟁 구도로 시장이 과열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고 판단했다”며 “이는 하이브 주주 가치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의사결정을 내렸다”고 발표했다. 하이브가 이달 말로 예정된 SM엔터 정기주주총회에 추천한 이사 후보들도 전격 사퇴하기로 했다.카카오도 입장문에서 “하이브의 SM엔터 인수 중단 결정을 존중한다”며 “SM엔터 대상 공개매수를 계획대로 진행해 추가 지분을 확보하고, 하이브와 SM엔터에 대한 사업 협력을 구체화해 나가겠다”고 했다.

하이브가 인수 절차를 중단하면서 카카오는 SM엔터 경영권 인수를 눈앞에 뒀다. 카카오는 오는 26일까지 전체 지분의 최대 35%를 주당 15만원에 인수하는 공개매수를 예정대로 진행한다. 공개매수에 성공하면 기존 장내 매수 지분(4.9%)을 포함해 총 39.9%를 확보해 최대주주에 오른다. 이달 말 SM엔터 주총에서 새로운 이사진을 꾸릴 예정이다. 하이브가 SM엔터 경영권을 포기하는 대가로 카카오는 플랫폼 사업에서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 구체적인 방안을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SM엔터 소속 아티스트의 공연, 라이브 방송, 굿즈 등 지식재산권(IP) 사용권을 하이브가 보유한 국내 1위 팬 커뮤니티 플랫폼인 ‘위버스’에 넘기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동훈/차준호 기자 lee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