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에 영광을!" 외친 뒤 총살된 병사…42세 저격수였다

"우크라이나에 영광을!"이라는 말을 남기고 러시아 군인에게 총살된 영상 속 남성의 신원이 확인됐다고 12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이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국가보안국(SBU)은 이날 영상 속 처형된 병사가 우크라이나 북동부 체르니히우 지역의 국토방위여단 제163대대 소속 저격수 올렉산드르 이호로비치 마치예우스키(42)라고 밝혔다. SBU는 "친인척과의 대화, 사진과 영상 분석, 법의학 검사 등을 통해 신원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무장 해제된 병사가 얕은 참호에 서서 담배를 피우다 "우크라이나에 영광을!"이라는 마지막 말을 남기고 러시아군에 총살당하는 모습의 영상이 확산했다. 이 표현은 우크라이나 독립 전쟁에서 확립돼 오늘날까지 쓰이는 우크라이나의 공식 경례 구호다.

12초 분량의 해당 영상은 SNS에 퍼지면서 전 세계인의 공분을 일으켰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군이 전쟁 포로를 살해한 전쟁 범죄를 저질렀다고 규탄했으나, 해당 영상의 진위와 총살된 병사의 신원이 확인되지 않아 논란이 일기도 했다.

영상 속 병사로 확인된 몰도바 출신의 우크라이나 저격수 마치예우스키는 도네츠크 지역에서 또 다른 우크라이나 병사 4명과 함께 러시아에 붙잡혔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의 어머니는 "아들은 항상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용감했다"고 말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마치예우스키는 우크라이나 국민들에게 영원히 기억될 군인"이라면서 그에게 '우크라이나의 영웅' 칭호를 수여한다고 밝혔다.

한편 SBU는 포로를 처형한 러시아군의 신원 파악에도 주력하고 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