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조주완 특명 "내 고객부터 정의하라" [정지은의 산업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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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타깃 정하기 프로젝트LG전자 직원들은 최근 ‘나의 고객 가치 정의하기’란 과제와 씨름하고 있다. 직원 개개인이 맡은 분야와 프로젝트를 감안해 핵심 타깃 고객군을 정하는 게 골자다. ‘고객 중심 경영’을 강조하고 있는 조주완 LG전자 사장(사진)이 직접 이 프로젝트를 챙기고 있다.
'고객경영 일환'…직접 챙겨
13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 1월부터 사내 게시판에서 ‘나의 고객, 내가 만드는 고객 가치’라는 댓글 달기 이벤트를 벌였다. 각자가 맡은 업무가 누구를 위한 것인지, 일을 완수했을 때 고객이 느낄 ‘최종 가치’가 무엇인지를 명확히 정의하자는 내용이다. 이날까지 총 1100여 개 댓글이 달렸다.예컨대 공기청정기 상품기획자는 ‘비염으로 잠들기 힘들어하는 아이들’을, 창원 세탁기 연구원은 ‘뽀송뽀송한 빨래가 주는 포근함을 느끼고 싶은 사람’을 고객으로 정의했다.
이 같은 활동은 조 사장이 신년사에서 “직원 한 명 한 명 모두 고객을 위한 ‘밸류 크리에이터’가 돼야 한다. 일하는 방식에 변화를 주자”고 주문한 데 따른 것이다. 당시 조 사장은 “나의 고객은 누구이며 그들에게 제공하려는 가치는 무엇인가를 생각해 보는 시간과 기회를 갖자”고 강조했다.
LG전자가 이벤트 형식을 빌려 고객 가치 정의를 독려한 것은 자발적인 수행 의지를 북돋기 위해서다. 직원 개개인이 나만의 고객과 고객가치를 정의하다 보면 업무에 대한 의미와 자부심을 느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임원급이 정한 목표에 맞춰 움직이는 ‘톱다운’이 아니라 직원 스스로 업무 목표를 설정하고 추진하는 ‘보텀업’ 방식을 택한 것이다.LG전자 관계자는 “직원들이 정의한 고객 모습은 매우 구체적이면서도 다양하다”며 “직원 개인의 만족은 물론 고객 감동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