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족관서 44년 생활…'세상에서 가장 외로운 범고래' 숨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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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해양공원서 44년간 갇혀 지내'세상에서 가장 외로운 범고래'로 알려진 범고래 키스카(Kiska)가 쓸쓸히 생을 마감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외롭게 살아야 했던 환경 영향있어"
키스카는 40년 이상 수족관에 갇혀 지낸 범고래다.11일(현지시간) 캐나다 CBC에 따르면 온타리오 주정부는 지난 44년간 마린랜드해양공원 수족관에 갇혀 지낸 키스카가 최근 감염병으로 숨을 거뒀다고 밝혔다.
해양공원 측이 발표한 성명서에 따르면 그는 최근 몇 주 사이에 건강이 지속적으로 악화되다가 감염병을 앓았다고 한다.
다만 감염병에 대한 정확한 사인은 알려지지 않았다. 이에 정부 측 유관기관은 부검을 실시했으며, 결과는 아직 공식 발표된 바가 없다. 키스카는 아이슬란드 해역에서 태어나 1979년 당시 3세때 포획됐다. 이후 1992년까지 해양공원에서 열리는 수천 번의 범고래 공연에 활용됐다. 쉬는 날에도 작은 수족관에 갇혀 같은 공간을 수백 차례 도는 등의 모습을 보여 누리꾼들의 안타까움을 사기도 했다.2021년에는 키스카가 울부짖으며 수족관 벽으로 다가가 반복적으로 자신의 몸과 머리를 벽에 부딪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공개돼 누리꾼의 공분을 샀다.
당시 이 사건을 전한 AP통신은 따르 "키스카가 지난 10년 동안 해양공원에서 동료나 가족들 없이 홀로 외롭게 살아야 했던 환경이 (영상에서 보인 자해 행동의) 주요 원인이었을 것"이라고 전했다.이어 "범고래들은 무리를 지어 사는 습성이 있다"며 "실제로 야생에서는 여러 세대가 한 무리를 이뤄 무리 지어 생존하면서 장기간 건강하게 살아가는 것으로 연구됐다"고 덧붙였다.
키스카를 포획했던 해양공원에서 일했다는 필 데머스는 "이 잔인함은 끝나야 한다"며 "(키스카가 보이는 행동은) 위험한 자해 행위이며, 그가 곤경에 처해 있다는 것을 표시하는 것"이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한편 고래보호단체 WDC에 따르면 올해 1월 9일 기준 전 세계 해양공원에는 최소 55마리의 범고래가 갇혀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