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업 시즌'에도 찬바람만…중개업소 새 사장님 역대 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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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전국 개업 1273곳 그쳐지난 1월 공인중개사 개업 건수가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새 세입자가 구해지지 않아 폐업해도 권리금조차 돌려받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게 업계 설명이다.
거래절벽·수수료 급감 여파
13일 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 따르면 지난 1월 전국에서 개업한 공인중개사는 1273명으로 2015년 협회가 통계를 집계를 시작한 이후 1월 기준 가장 적었다. 폐업을 택한 공인중개사(1111명)와 휴업한 중개사(130명)를 합친 것보다 겨우 32명 많은 수치다.
특히 도심에서 폐·휴업을 결정하는 중개업소가 많았다. 1월 기준 서울 강북에서 폐·휴업한 공인중개사는 130명으로 개업한 공인중개사(111명)를 앞질렀다. 부산(신규 88명, 폐·휴업 96명) 대구(53명, 69명) 인천(99명, 106명) 광주(40명, 46명)의 상황 역시 비슷했다.
보통 1월은 문을 여는 공인중개사가 가장 많은 시기다. 봄 이사철 특수를 누릴 수 있는 데다 연말에 시험에 합격한 뒤 교육을 마친 합격생들이 본격 개업에 나서기 때문이다. 2020년 1월에 2082명, 2021년 1월 1833명, 작년 1월에 1993명이 공인중개업소를 차렸다. 부동산시장 활황기였던 2018년 1월에는 개업 건수가 2550건에 달하기도 했다.주택 거래가 꽉 막혀 중개 수입이 급감하면서 개업 업소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1월 기준 전국 주택 거래량은 5만228건으로, 2006년 조사 이후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현장에선 폐업 증가세가 암울한 시장 전망을 반영하는 것이란 얘기가 나온다. 한 공인중개사협회 관계자는 “지금 당장 거래가 안 돼도 향후 시장이 좋아질 것으로 생각하면 폐업까진 고려하지 않는다”며 “새 세입자를 구하는 일조차 어려워 권리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