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돈 묶였다…SVB 진출한 英·獨·中, 뱅크런 막기 안간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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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SBC, 英법인 1파운드에 인수실리콘밸리은행(SVB)이 진출한 영국, 독일, 중국 등에서도 뱅크런(대규모 예금인출)을 막기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SVB 해외 법인이 무너지면 연계된 지역은행이나 스타트업까지 연쇄 도산할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13일 외신을 종합하면 SVB는 ‘벤처 대출’ 상품으로 해외에 진출해 각국의 스타트업을 고객으로 두고 있다. 인접국인 캐나다를 비롯해 영국, 독일, 스웨덴 등 유럽과 인도, 중국 등 아시아에 진출했다.이들 국가의 현지 법인에서도 뱅크런이 발생해 예금 인출이 막히면 예금을 보유한 스타트업들은 운영자금이 묶여 위기를 맞게 된다. SVB 영국법인에 돈을 맡긴 스타트업 180여 곳은 제러미 헌트 영국 재무부 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예금 손실이 발생하면 스타트업 생태계가 20년 전으로 되돌아갈 수 있다”며 지원을 촉구했다. SVB 영국법인에 계좌를 보유한 스타트업은 300여 곳이며 이들이 맡긴 예금은 총 30억달러 이상인 것으로 조사됐다.
영국 재무부는 SVB 영국법인을 영국 대형은행에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날 HSBC홀딩스가 SVB 영국법인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고 보도했다. 인수가는 1파운드(약 1576원)로 알려졌다.
SVB의 중국 합작법인인 SPD실리콘밸리은행은 고객들에게 “은행이 SVB로부터 독립적이며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강조하며 예금 인출 자제를 요청했다.
실리콘밸리=서기열 특파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