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신이다' PD 우려 현실로…'아가동산' 측 상영금지 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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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찾아갔으나 무단침입으로 고소"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신이 배신한 사람들'(이하 '나는 신이다') 조성현 PD가 우려를 표했던 했던 아가동산의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이 현실화됐다.
13일 한경닷컴 확인 결과 김기순과 그가 이끄는 협업 마을 아가동산 측은 법률대리인을 통해 MBC와 조성현 PD, 넷플릭스 코리아 등을 상대로 상영 금지 가처분 신청서를 지난 8일 서울중앙지법에 제출했다.이에 연출자인 조성현 PD는 한경닷컴에 "작년 3월 31일, 저와 다른 제작진은 김기순 씨의 반론을 듣기 위해 아가동산에 찾아갔으나 무단침입으로 피소됐다"며 "당시 아가동산 측은 '김기순 씨가 고령에 건강이 안 좋아 반론을 할 수는 없지만, 반론권을 포기한 것은 아니다'라는 이상한 입장을 공식적이지 않은 루트를 통해 표명했고, 제작진은 반론을 듣기 위해 찾아갔지만 고소를 당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상영금지신청을 낸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과거 아가동산 측의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이 인용됐던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사례를 언급하면서 "과거 '그것이 알고 싶다'가 방송됐었더라면 아마 현재의 피해자 중 상당수가 지금과 같은 비참한 상태에 빠지지 않았을 거라 생각한다"며 "이번에도 아가동산은 그때와 마찬가지로 그들의 진상이 알려지는 걸 막으려 하겠지만, 힘들게, 과거에 했던 거짓을 반성하며 인터뷰에 응해주신 피해자분들의 희생을 위해서라도 제작진은 끝까지 진실을 알리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나는 신이다'는 대한민국을 뒤흔든 기독교복음선교회(JMS) 정명석, 오대양 박순자, 아가동산 김기순, 만민중앙교회 이재록을 집중 조명한 8부작 시리즈다. 스스로를 신이라 부르며 대한민국을 뒤흔든 네 명의 사람, 그리고 이들을 둘러싼 피해자들의 비극을 냉철하고 면밀한 시선으로 살폈다는 평을 받으며 지난 3일 공개 이후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다큐멘터리 최초로 넷플릭스 국내 인기 콘텐츠 1위에 등극했고, 사회 곳곳에서 '나는 신이다'에서 언급한 종교에 대한 비판이 나왔던 상황에서 지난 10일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연출자인 조성현 PD는 "아가동산에 관심을 가져달라"며 "'아가동산'의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이 접수될 수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털어놓은 바 있다.
'나는 신이다'에서는 아가동산을 이끄는 김기순이 신도 3명을 살인한 의혹이 있고, 피해자 중 한 명인 최낙귀의 어머니가 김기순을 두둔하는 발언을 하면서 무죄 혐의를 벗었다고 전했다. '나는 신이다'에 출연한 최낙귀의 생모는 김기순 측이 강요와 협박의 분위기를 조성해 어쩔 수 없이 그들이 원하는 대로 "심근경색으로 아이가 사망했다"고 재판에서 증언했다고 말했다.
아가동산 측이 신청서를 통해 자신들은 종교가 아닌 '협업 마을'이며, 김기순이 대법원에서 '무죄' 확정 판결받은 내용에 의혹을 제기하고, "사이비 종교단체 아가동산의 교주"로 매도돼 피해를 보았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이와 함께 방송을 이어갈 경우 매일 1000만 원씩 보상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한편 앞서 '나는 신이다'가 방송되기 전, JMS 측도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했지만 기각됐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