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반성문도 소용없다"…'성범죄 꼼수감형' 차단나선 검찰

"철저한 양형조사로 부당한 감형 막을 것"
최근 판결서도 '진지한 반성' 인정 드물어
사진=연합뉴스
검찰이 성범죄자의 꼼수 감형시도를 철저히 차단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내비쳤다.

대검찰청은 14일 “철저한 양형조사를 통해 성범죄자의 부당한 감형시도를 차단하고 죄에 상응하는 처벌이 이뤄지도록 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검찰은 지난해 6월 대검 공판송무부가 일선 검찰청에 적극적으로 양형자료의 허위 여부를 조사하라고 지시한 이후 성범죄 꼼수 감형시도를 막는데 힘을 싣고 있다. 수사인력들이 합의서 작성과정에서 강요나 위조 등이 있었는지를 면밀히 파악하고 있다.

검찰은 재판과정에서도 이 같은 방침을 이어가고 있다. 대검이 지난해 6월부터 올해 2월까지 보고받은 주요 성범죄 판결문 91건을 전수 조사한 결과, 피고인의 기부 자료나 반복적인 반성문 제출이 법정에서 진지한 반성으로 인정돼 감형까지 이어진 사례는 단 한 건도 없었다.

대검 관계자는 “양형기준 상 진지한 반성은 범행을 인정한 구체적 경위, 피해 회복재발 방지를 위한 자발적 노력 등을 조사한 결과 피고인이 자신의 범행을 진심으로 뉘우치고 있다고 인정됐다는 의미”라며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 단순한 기부 자료나 교육 이수증, 반성문 반복 제출만으론 (진지한 반성으로) 인정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판결 중에선 오히려 재판부가 “피고인의 반성을 인정할 수 없다”면서 중형을 선고한 사례가 다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은 지난해 11월 자신이 운영하는 학원의 아동청소년들을 성폭행한 피고인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당시 “피고인은 일부 범행사실을 자백했지만 피해자와 합의했다고 주장하는 등 진지한 반성을 하는지 의문이 든다”면서 “상당기간 사회로부터 격리할 필요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천안지원은 한 달 후인 12월엔 수년간 친딸들을 강간한 피고인에게도 “진술 및 태도 등을 볼 때 범행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지하고 진심으로 반성하는 지 매우 의문”이라며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