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주, 겨울에 담아라?…"지금이 '줍줍' 타이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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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는 이미 상승세올해 반도체 업종 기업들의 이익 감소가 예고되는데도 주가는 상승세를 그리고 있다. 반도체 업황이 싸이클상 바닥을 지나고 있다는 분석 때문이다. 증권업계는 반도체 시장의 겨울이 온 지금이 적극적으로 투자 비중을 늘릴 때라고 강조한다.
15일 대신증권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재고는 올해 2분기 가량 정점을 찍을 것으로 관측된다. 두 회사의 반도체 재고는 현재 약 15주분에서 2분기내 20주분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스마트폰, PC, 서버 등 전방 수요가 계속 악화되고 있는데도 생산량은 그만큼 줄일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자연스레 올해 실적도 크게 나빠질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시장 추정치)는 지난해보다 63% 줄어든 약 16조원이고, SK하이닉스는 올해 적자로 전환돼 8조원 가량의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된다.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회사들도 사정은 비슷하다. 영업이익이 절반 이상으로 줄어드는 업체들이 속출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럼에도 반도체 관련 기업들의 주가는 올들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만 삼성전자의 주가는 8% 가량 올랐고, SK하이닉스도 5% 가량 상승했다. 원익IPS(18.5%), 한솔케미칼(4.1%) 하나머터리얼즈(8.58%), 이오테크닉스(8.9%) 등 삼성전자나 SK 하이닉스에 납품하는 소부장 업체들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은 국내 반도체 회사들의 이익 감소를 단순 업황 부진의 결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해외 업체 대비 경쟁력이 떨어지지 않는다면, 싸이클상 바닥을 지나 상향 추세가 나타나면 언제든지 실적 개선이 나타날 수 있다는 의미다. 증권사들은 같은 이유로 오히려 주가가 싸진 지금의 반도체 한파 상황에서 투자비중을 늘려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위민복 대신증권 연구원은 '비중 확대' 투자의견을 제시하며 "반도체 업종은 올해 연간 큰폭의 감익이 예상되지만, 싸이클 산업의 특성상 주가는 업황을 선행하여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면서 "하반기 주가는 업황 개선이 나타날 2024년 상황을 반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백길현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1분기 이후 재고자산 증가폭이 크게 둔화하며 정점 구간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반도체 업종 주가의 저점이 기대되므로, 방향성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