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명계 찾아가 '트럭 시위' 폭주한 개딸들…이재명 말에 결국

국회 앞 도로, 비명계 지역구 사무실에 트럭 배치
추가 시위 계획했으나 李 "제발 그만" 말에 중단

사진=뉴스1

이른바 '개딸'(개혁의 딸)로 불리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강성 지지자들이 이 대표의 거듭된 자제 촉구에도 비명(비이재명)계 의원 규탄 시위를 벌였다. 추가 시위를 계획했던 이들은 이 대표의 중단 요구에 더는 시위를 이어가지 않기로 결정했다.

15일 정치권에 따르면 개딸들은 발광다이오드(LED) 전광판을 단 트럭을 동원해 비명계 의원을 규탄하는 '무인' 시위를 했다. 이들은 국회의사당 앞 도로부터 비명계로 평가되는 강병원, 전해철, 이원욱, 윤영찬 의원의 지역구 사무실 근처에도 트럭을 각각 배치했다.

이번 시위는 디시인사이드 이재명 갤러리의 한 이용자가 주도한 것으로 게시판 이용자들의 후원을 받아 진행한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달 28일부터 논의되기 시작했고, 2주 만에 670여만원의 후원금이 모였다. 이날 트럭 시위에 동원된 차량은 1톤 트럭 4대와 2.5톤 트럭 1대 등 모두 5대다.

트럭 측면에 달린 LED 전광판에는 '국민들은 이재명을 믿는다. 당대표 흔들기 그만하라', '77.7% 당원의 뜻 거스르지 말라' 등 문구가 뜬다. 이는 해당 집회를 추진한 커뮤니티의 사용자들이 댓글 등으로 의견을 모아 결정한 것이다. 집회는 이날 오전 11시부터 오후 7시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당초 트럭 시위를 제안하고 모금을 주관한 네티즌 A씨는 "(트럭 시위를) 최소 1~2차례 할 수 있으며, 모금액이 많을 경우에는 3~4번 이상도 가능할 듯싶다"며 "국회의사당 앞 혹은 당내에서 유명한 반명 성향 국회의원들 사무실 앞으로 트럭을 보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대표가 이날 "트럭 시위하는 사람 누군지 아냐. 제발 그런 것 좀 하지 말아 달라고 해달라"고 말하자, 해당 커뮤니티에서는 "갤러리 주인이 시위 철회를 요구한다"며 추가 시위 중단으로 의견을 모았다. 이에 A씨는 "직접적인 부탁이 있으셨으니 어쩔 수 없다"면서 "가장 문제 되는 4인에게 분노와 항의를 전달한 것으로 절반은 성공했다고 본다. 남은 금액은 내부 수렴을 통해 후원이나 기부 등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전날 개딸들이 체포 동의안 이탈표를 색출하며 비명계 의원들을 표적으로 삼는 데 대해 "자해적 결과를 만들 수 있다"며 자제와 단합을 요청했다.

또한 비명계를 '저쪽'으로 지칭하면서 "저쪽이 공격하면 '분열 시작' 이렇게 헤드라인이 잡히겠지만, 거기에 반격하면 다음 꼭지는 '갈등 격화, 곧 분당될 듯' 이렇게 나간다"며 "문제가 악화되는 빌미만 된다"고 덧붙였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