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음악인] 그래미 8번 수상한 '재즈 전설' 데이비스

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
‘재즈계의 피카소’(피아니스트 듀크 엘링턴), ‘역사상 가장 위대한 트럼펫 연주자’(롤링스톤), ‘20세기를 이끈 음악의 선구자’(가디언)….

모두 한 음악가를 예찬하는 말이다. 트럼페터이자 재즈 작곡가 마일스 데이비스(1926~1991) 이야기다. 그는 40년에 걸쳐 미국 재즈의 역사를 바꿨다. 음반을 낼 때마다 재즈라는 장르의 영역을 확장했다. 그는 1957년 ‘쿨의 탄생’이란 음반을 내며 ‘쿨재즈’의 시작을 알렸다. 현란한 기교 대신 차분하면서 세련된 음색이 재즈에 담기기 시작했다. 피아니스트 빌 에번스와 함께 1959년 ‘카인드 오브 블루’를 내며 재즈의 작곡 양식을 바꿔놨다. 클래식 작곡법을 접목해 재즈를 고전의 반열에 올린 것이다.데이비스는 노년에도 창작활동을 멈추지 않았다. 흥미로운 장르가 있으면 언제든 재즈와 엮었다. 끝없이 현세대와 소통한 선구자라고 평가받는다. 펑크, 아프리카 음악도 재즈에 담았다. 그가 숨을 거두기 직전 녹음한 음반 ‘두밥’(1992년)엔 힙합이 녹아 있다.

데이비스는 재즈의 전설로 불리며 화려한 이력을 자랑한다. 그래미어워드에 32번 후보로 올랐고 8번 수상했다. 미국 연방예술기금(NEA)으로부터 ‘재즈 마스터’ 칭호를 받기도 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