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MS 2인자 "난 말렸다" 선긋자…"여성 골라 보내놓고서" 폭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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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MS 교주 정명석, 잇따른 성폭행 폭로기독교복음선교회(JMS) 내에서 정명석 총재의 후계자 혹은 2인자로 불리던 정조은(본명 김지선) 씨가 정 총재의 성범죄 혐의를 인정하고 "여자들이 선생님 옆 3m 반경 안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막았다"고 주장하자, 이를 반박하는 폭로들이 나오고 있다.
JMS 2인자, 선긋기 나서
"마지막으로 면담하는 게 그였다"
지난 13일 JMS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정 씨의 예배 영상에서 그는 "세상과 단절될 정도로 육(肉)적 사랑을 지키고 영(靈) 사랑을 먼저 하며 이뤄가는 창조 목적, 이것이 우리 섭리 역사의 최고의 교리"라면서 "그러나 이 절대적인 뜻을 육사랑으로 해석해 수십 년이 넘도록 은폐하고 가리며 겉으로는 영사랑을 말하고 실제로는 육사랑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혹은 이것에 대해 알았어도 묵인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말했다.그러면서 "17세, 이성적으로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그 무엇을 알 수 있겠나"라면서 "제가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면서 어린 나이라 알지 못했고, 정 총재를 말리지 못하는 뉘앙스의 항변을 했다.
정 총재는 그동안 여성 신도들을 상습적으로 성폭행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10년 형을 선고받고 출소한 직후에도 곧바로 비슷한 방식으로 범죄를 저질러 피소됐고, 현재 구속기소된 상태다.
특히 최근에는 이러한 사건들이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신이 배신한 사람들'을 통해 집중조명되면서 논란이 커졌고, 이원석 검찰총장까지 나서 "범행에 상응하는 엄정한 형벌이 선고돼 집행될 수 있도록 공소 유지에 최선을 다하라"고 말했다.정 씨는 그러면서 "선생님(정 총재)께 별의별 말을 다 해보며 막을 수 있는 데까지 막아봤다"며 "여자들이 선생님 반경 3m 이내로 들어오지 못하게 했다"고 주장했다. 정 총재를 말렸음에도 그가 독단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는 것.
그뿐만 아니라 "지난 과오가 있다면 모두 청산할 최고의 기회는 바로 지금"이라며 "우리 교회만 해도 일단 확인된 바로는 피해자가 7명이고 그중 2명이 미성년자다. (JMS 측) 증인 중 한 명은 선생님께서 거짓 증언을 시킨 자료까지 있다고 한다"면서 정 총재의 미성년자 성폭행, 거짓 진술 강요 등의 혐의에 대해서도 인정했다.
하지만 정 씨의 폭로 이후 정 총재에게 여성 신도들을 데려간 인물이 그였다는 증언들이 연이어 나오고 있다. JMS 탈퇴 신도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정 총재를 만나기 전) 최종 면담은 항상 정 씨와 함께였다", "정 총재가 10년 동안 감옥이 있을 때 예쁘고 키 큰 애들 데리고 감옥 면담을 제일 열심히 다닌 게 정 씨였다" 등의 발언이 나왔다. 정 씨가 여성들을 선별한 후 정 총재에게 보냈다는 설명이다.정 씨는 JMS 내에서 정 총재가 성폭행 혐의가 불거져 해외로 도피했을 당시 그를 보좌하고, 재판 후 10년 형을 받고 수감됐을 때 정 총재의 공백을 메우며 JMS를 이끈 인물로 불린다. 정 총재 역시 "조은이가 없으면 난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말하면서 신뢰를 보였고, 후계자로 언급되기도 했다. 정조은이라는 이름 역시 정 총재가 지어준 것으로 알려졌다.
얼굴을 공개하며 성폭행 피해를 전했던 JMS 탈퇴자 메이플은 '나는 신이다'에서 "J 언니한테 이제 이런 일 했었는데 이게 뭐냐고 (물었더니) 선생님이 너를 예뻐해 준 거 몰라? 너 예쁘니까"라고 말했다. 메이플이 언급한 'J 언니'가 정 씨라는 해석도 나온다. 실제로 메이플은 JTBC와 인터뷰에서는 "정조은, 그 사람은 그냥 악마"라고 말했다.
JMS에 대한 폭로를 30년째 이어오고 있는 김도형 단국대 교수 역시 정 총재의 신도 성폭행이 "교단 차원에서 이뤄진 조직적인 범죄"라고 전했다.다만 정 씨가 정 총재의 혐의를 인정하고 거리두기를 나선 배경을 놓고 JMS의 분열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정 씨의 영상이 공개된 후 JMS 측은 해당 내용을 모두 부인했다. 그러면서 "정 씨가 개인 비위를 감추기 위해 돌출 행동을 했다"면서 수십억 원 대의 부동산 투기 의혹이 제기됐다고 밝혔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