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외교장관 "韓방산기술 폴란드 이전·유사무기 생산기대"

연합뉴스 단독인터뷰…"尹대통령 올해 폴란드 방문 이뤄지길 기대"
"北 탄도미사일 발사·핵실험 가능성 규탄…北과 제한적 소통채널 있어"
즈비그니에프 라우 폴란드 외교장관은 15일 한국과 방산 협력에 대해 "폴란드로의 기술 이전과 국내 유사 무기 생산을 매우 기대한다"고 밝혔다. 라우 장관은 이날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연합뉴스와 단독 인터뷰에서 '올해 한국과 새로운 방위·군수 협력을 고려 중인 게 있느냐'라는 질문에 "사실 방산·군사협력은 우리가 지금 한국산 중장비를 사들이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같이 답했다.

그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동부 최전선에 있는 폴란드의 지정학적 위치를 지적하며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안보 불안이 대두되면서 미국과 한국 등으로부터 군사 장비 구매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폴란드는 지난해 한국으로부터 K2 전차 980대, K-9 자주포 648문, FA-50 경공격기 48대, K239 '천무' 다연장 로켓 288문을 수입하기로 하는 초대형 계약을 체결했다. 최근에는 보병전투차(IFV) 1천400대가량을 확보하는 사업을 추진하면서 한국 측과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한국산 전차 및 자주포 수입과 연계해 국내 최대 탄약 제조업체 풍산과 한국 정부 측에 폴란드 현지 탄약 공장 건설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라우 장관은 폴란드의 한반도 평화 지원 역할 여부에 대해 "탄도미사일 발사와 잠재적인 핵실험에 대한 북한 시도를 규탄한다"면서 "북한에 주재하는 폴란드 외교관은 없지만 제한적인 소통 채널이 있긴 하다. 폴란드 주재 북한 대사관이 기능하고 있다"고 밝혔다.

라우 장관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한국의 기여에 대해 "인도적·경제적 지원과 비살상 장비를 제공함으로써 우크라이나에 대한 연대를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한국의 살상무기 지원과 관련해서는 "국가의 주권적 결정의 문제로 여론에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에 꾸준히 군사적 지원을 해온 서방 진영에서는 무기 재고가 점차 고갈되자 최근 한국의 직접적인 군사 지원을 압박하는 분위기다.
라우 장관은 올해 윤석열 대통령을 폴란드에 초청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매우 좋은 양국 정치적 관계와 여러 분야에서 경제 파트너라는 점을 고려할 때 초청은 자연스러운 일"이라며 "올해 방문이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답했다.

한국의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부산 유치에 대한 지지와 관련해서는 "(부산이라는) 장소 자체와 비슷한 행사를 개최한 한국의 경험으로 미뤄봤을 때 (유치한다면) 성공적일 것"이라면서도 "선발 절차가 진행 중이고 최종 평가를 기다리고 있다"며 말했다.

한편 한국의 2024∼25년 임기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이사국 진출에는 "무조건 지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폴란드는 2018∼2019년 임기의 유엔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에 선출된 바 있는데 당시 한국이 폴란드를 지지해줬다는 것이다.

라우 장관은 지난 14일 박진 외교부 장관과 만나 한반도, 우크라이나 등 주요 지역 정세와 방산, 인프라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협력 증진 방안을 논의했다.

특히 방산 협력이 양국 협력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고 평가했다.

한국과 폴란드는 2013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수립한 이후 지난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방산 분야를 중심으로 긴밀한 협력을 이어 나가고 있다. 지난 13일 방한한 라우 장관은 일정을 마무리하고 베트남으로 출국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