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손자 "'제발 돌아와라' 할머니의 회유, 소름 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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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로전 이어가는 전두환 손자 전우원 씨고(故) 전두환 전 대통령 일가의 범죄 의혹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폭로한 손자 전우원 씨는 전 전 대통령 일가의 비자금 의혹과 관련해 "저 하나한테만 몇십억원의 자산이 흘러들어왔다. 다른 가족들은 무조건 더 많다고 보면 된다"고 주장했다.
"저한테만 몇십억원…다른 가족 무조건 많아"
전 씨는 16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제가 미국에서 학교를 나오고 직장 생활할 수 있었던 것은 어디서 나왔는지 모를 1년에 몇억씩 하던 자금들 때문"이라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학비와 교육비로 들어간 돈만 최소 10억인데 깨끗한 돈은 아니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덧붙였다.전 씨는 구체적으로 '비엘에셋'이라는 회사의 20% 지분, '웨어밸리'라는 회사의 비상장 주식들, '준아트빌'이라는 고급 부동산이 자신의 명의로 넘어왔다고 설명하면서 이를 합치면 총 몇십억원대 규모에 달한다고 밝혔다. 다만 현재는 이를 빼앗기거나 계모인 박상아 씨에게 양도한 상태라고 전했다.전 씨는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 내 스크린 골프장에서 골프를 치는 여성은 전 전 대통령의 배우자인 이순자 씨를 몇 년 전에 찍은 것이라고 확인했다. 그는 최근 폭로 이후 이 씨로부터 "제발 니 할미 품으로 돌아와라. 할미가 얼마나 살지 모른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한다. 그는 "(할머니의 회유에) 답을 하지 않았다. 소름이 끼쳤다"고 했다. 지난해 말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해 병원에 입원했을 때도 '안부 문자 하나도 없었던 사람들'이었다는 것.
전 씨는 폭로를 결심한 계기에 대해선 "자라면서부터 저희 가족이 수치라는 걸 많은 사람에게서 배워서 알고 있었다"면서 "저도 상처받았기 때문에 그걸 인정하지 않았지만, 주변에서 좋은 사람을 많이 만나고 봉사활동을 통해 아이들의 순수함을 배우면서 모든 걸 내려놓고 받아들이기로 했다. 죄는 죄라고 받아들이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 씨는 본인 역시 마약을 투약하거나 성매매 업소를 이용한 적이 있다고 털어놓으며 "죄악은 숨을 곳 없이 다 비치고 있다"고 했다.앞서 전 씨는 지난 13일부터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자신의 발언을 담은 영상과 언론에는 공개되지 않았던 가족사진을 다수 올리기 시작했다. 영상에서 지인들의 실명과 사진을 일일이 공개하면서 성범죄, 마약 등 범죄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일부 게시물은 신고로 삭제된 것으로 확인된다. 그는 자신의 신원을 증명하기 위해 가족의 실명과 운전면허증, 등본 등도 공개했다.한편, 전 전 대통령은 1997년 내란·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대법원에서 무기징역형과 함께 추징금 2205억원의 확정판결을 받았다. 하지만 그는 당시 313억여원을 낸 뒤 "전 재산이 29만원"이라는 주장과 함께 추징금을 내지 않고 버텼다. 전 전 대통령은 2021년 11월 23일 연희동 자택에서 별세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