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자'로 돌아선 외국인, 기·조·방은 쓸어담았다

현대로템·한화에어로 등 매집
올해 실적 반등 가능성에 주목
외국인이 최근 국내 증시에서 순매도세로 돌아섰지만, 기계·조선·방산주 등은 꾸준히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 10일부터 이날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1078억원을 순매도했다. 반도체와 금융업 관련 종목 매도세가 두드러졌다. SK하이닉스 3244억원, KB금융 740억원, 신한지주 494억원을 순매도했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 이후 시스템 리스크 우려가 커지면서 외국인이 국내 증시에서 돈을 빼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국내 증시에서 몸집을 줄이기 시작한 외국인은 같은 기간 기계·조선·방산 업종 주식은 사들였다. 외국인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중 상위권에 이름을 올린 삼성엔지니어링(416억원), 현대로템(348억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200억원) 등이다.

외국인은 기계와 조선업종의 실적 반등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이번주 신조선가 지수는 전주 대비 6% 상승했다. 신조선가 지수는 신규 건조 선박 평균 가격을 지수화한 지표다. 올 들어 환경 규제 강화로 해운사들이 기존 노후 선박을 대체할 친환경 선박을 발주하고 있는 것도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방산업체들은 지난해 4분기 호실적을 거둔 영향이 크다는 평가다.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국항공우주, 현대로템, 한화시스템, LIG넥스원 등 국내 5개 방산 기업의 지난해 4분기 합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8.2% 늘었다.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129% 증가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주요국이 국방비 증액 계획을 발표하면서 방산업체들의 올해 수주 규모도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개인과 기관은 주로 반도체와 2차전지주를 사들였다. 개인은 같은 기간 SK하이닉스(2815억원)를 집중 매수했다.

구교범 기자 gugyobeo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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