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호기 이륙 직전 ICBM 쏜 北…尹 "무모한 도발 대가 치를 것"

한·일 안보 공조에 무력 시위
尹, 도쿄 도착 후 '안보 화상회의'

북한이 16일 오전 동해상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쐈다. 윤석열 대통령이 한·일 정상회담을 위해 출국하기 직전 도발을 감행했다. 우리 군은 ‘괴물 ICBM’으로 불리는 ‘화성-17형’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한·일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의 군사협력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자 북한이 보유한 최강의 무기로 견제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우리 군은 북한이 이날 오전 7시10분 평양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ICBM 한 발을 포착했다. 미사일은 정상각도(30∼45도)보다 높은 고각으로 발사돼 최고 고도 6000㎞로 1000㎞를 비행한 것으로 추정됐다. 일본 방위성도 북한 ICBM이 70분가량 비행해 오전 8시18분께 홋카이도 오시마오시마 서쪽 약 200㎞ 지점인 일본 배타적경제수역(EEZ) 밖에 떨어졌다고 밝혔다.

ICBM 발사는 북한이 지난달 18일 ‘화성-15형’을 고각 발사한 이후 약 한 달 만이다. 합참 관계자는 “현재까지 탐지된 사항을 근거로 보면 화성-17형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화성-17형은 세계 최장(22~24m) 길이의 ‘괴물 ICBM’으로 지난해 11월 북한이 고각으로 시험 발사했다. 전문가들은 당시 북한이 정상 각도로 미사일을 쐈다면 미국 본토에 닿을 수 있는 수준(사거리 1만5000㎞)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미사일 도발은 윤 대통령의 전용기(공군 1호기) 이륙 약 2시간30분 전 기습적으로 감행됐다.

윤 대통령은 이날 출국 직전 북한의 ICBM을 발사 소식을 듣고 대통령실 국가위기관리센터에서 열린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에 참석해 “무모한 도발은 분명한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윤 대통령은 회의에서 “북한의 어떤 위협도 억제할 수 있는 확고한 한·미 연합방위태세를 유지하면서 진행 중인 ‘자유의 방패’ 연합 연습을 철저하게 수행하라”고 군에 지시했다. 이어 “계획된 공중강습 및 항모강습단 훈련 등 연합 훈련을 강도 높게 실시하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일본 도쿄의 한 호텔에 차려진 숙소에 도착한 뒤에도 곧바로 안보 상황을 점검했다. 화상회의를 통해 참모들에게 “특이사항이 있으면 이곳에서 계속 점검하고 대응하겠다”고 했다.

김동현/김인엽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