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는 파산했는데…SVB 전 회장, 하와이 고급 별장서 '휴양'

급작스런 파산으로 세계 금융시장에 혼란을 일으킨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의 전 회장이 고급 별장에서 휴양을 즐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은 16일(현지시간) 그레그 베커 SVB 전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13일 캘리포니아주 멘로파크의 자택을 떠나 아내와 함께 하와이 마우이섬의 고급 별장으로 향했다고 보도했다. SVB가 파산하고 사흘 만이다.신문은 이들 부부가 검은 리무진을 타고 공항으로 이동했고 하와이로 가는 비행기에서는 일등석을 이용했다고 전했다. 마우이섬 북서부 해안마을인 라하이나 거리에서는 티셔츠와 반바지 차림으로 거니는 이들 부부의 모습이 목격됐다.

이들은 따로 맞춘 하와이 번호판을 단 은색 미니쿠퍼 컨버터블을 타고 시내를 돌아다녔다. 베커 전 회장 부부가 머무는 하와이 별장은 2층 건물에 침실 세 개와 화장실 세 개가 있는 310만 달러(약 40억4000만원) 상당의 고급 타운하우스로 알려졌다.

베커 전 회장 부부는 2018년 5월 라하이나에 있는 이 타운하우스를 사들였다. 기존 건물을 철거하고 더 큰 규모로 새로 지었다. 별장이 있는 커뮤니티에는 테니스장과 클럽하우스, 수영장 3곳 등의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다.베커 전 회장은 SVB가 파산하기 약 열흘 전인 지난달 27일 모회사 SVB파이낸셜 주식 1만2451주(약 360만 달러·47억원)를 매각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미국 금융당국은 내부자 거래 여부를 들여다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베커 전 회장은 1993년 SVB에 합류, 은행장을 거쳐 2011년께부터 CEO를 맡아왔다. 10일 SVB 파산 공식 발표 후 직원들에게 '함께 위기를 헤쳐 나가자'는 영상 메시지를 보냈지만, 주말 사이 해고됐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