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도 이름 대신 '연진아' 불러…해외 팬 늘어 놀라"

넷플릭스 '더글로리' 배우 임지연
“어딜 가나 ‘연진아’라고 불러주시더라고요. 엄마도 제 이름 대신 ‘연진아’라고 해요. 작품이 잘될 것이란 확신은 있었지만 이렇게 관심받을 줄은 몰랐는데, 정말 감사하고 행복합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글로리’에서 열연한 배우 임지연(사진)은 17일 서울 신사동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하고 이같이 말했다. 임지연은 학창시절 문동은(송혜교 분)을 괴롭힌 박연진 역을 맡아 호평받았다. 동은의 내레이션으로 주로 나오는 “연진아”라고 하는 대사는 올 상반기 최고의 ‘밈(meme·유행어)’이 되기도 했다.지난 10일 공개된 더 글로리 파트 2는 전 세계적으로 뜨거운 인기를 얻고 있다. 17일 기준 넷플릭스 TV쇼 부문 글로벌 1위에 올랐다. “SNS를 찾아주는 해외 팬이 늘어나는 걸 보면 놀라워요. 앞으로도 해외에서 사랑받을 수 있는 작품이 많이 생길 것 같아요. 더 좋은 작품으로 해외 팬들을 만나고 싶습니다.”

임지연은 이번 작품에서 “세상 사람들이 다 날 미워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캐릭터를 잡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고 말했다. “처음엔 소시오패스 느낌으로 감정을 빼볼까, 오히려 감정적으로 접근해볼까 다양하게 고민했어요. 그러다 유명한 작품의 빌런들을 참고하거나 따라 하지 말고, 캐릭터를 ‘임지연화’하자고 생각했지요.”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기과를 졸업한 임지연은 2011년 재난 영화로 데뷔했다. 2014년 송승헌과 함께 주연을 맡은 ‘인간중독’으로 이름을 알렸지만, 동시에 연기력 논란에도 시달렸다. 하지만 이번 작품에서 연진 역을 완벽히 소화하며 뛰어난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저는 학교 다닐 때부터 제가 타고난 배우가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대신 가진 게 별로 없으니까 늘 노력하자고 다짐했죠. 많이 울기도 했지만 ‘그만해야지’라는 생각은 한 번도 하지 않았습니다.”그는 “힘든 순간은 분명 또 찾아올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하지만 이제는 이력이 붙었다는 말투였다. “연기력 논란이 또 생길 수도 있겠지만 그 과정을 이겨내는 성취감으로 살아가는 게, 제가 배우가 된 이유이자 이 직업을 사랑하는 가장 큰 이유인 것 같습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