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구 "한국타이어 화재 이후 대기·수질 검사서 특이점 없어"

대전보건환경연구원이 측정·분석
"아파트 대기질 기준치 안 넘어…강·하천서 유독성 중금속 검출 안돼"

대전 대덕구는 한국타이어 대전공장 화재로 인한 환경오염 여부를 알아보기 위해 실시한 대기·수질 검사에서 특이점이 나타나지 않았다고 17일 밝혔다.
공장과 인접해 화재 영향권이었던 석봉동 아파트 주민들의 요청으로 대전보건환경연구원에서 전날인 16일 자정부터 24시간 동안 이 아파트에서 대기환경 이동측정시스템으로 평균 대기질을 측정했다.

이날 오전 보건환경연구원은 측정 결과지를 아파트와 대덕구에 통보한 가운데, 아황산가스·미세먼지·초미세먼지·벤젠 등 7가지 측정항목 모두 기준치를 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황산가스는 평균 0.004ppm으로 기준치인 0.05ppm에 미치지 못했고, 미세먼지·초미세먼지 농도는 각각 75㎍/㎥·16㎍/㎥로 기준치인 100㎍/㎥·35㎍/㎥보다 낮았다. 대기환경 중 1급 발암물질인 벤젠의 대기환경 기준치는 1.5ppb로, 이번에 측정한 벤젠 농도는 평균 0.35ppb로 역시 기준치보다 낮았다.

다만 대덕구 문평동에 위치한 상시 대기오염 측정소에서 측정된 초미세먼지 농도는 14일 오전 3시 120㎍/㎥로 기준치인 35㎍/㎥를 크게 웃돌았지만, 화재가 발생했던 12일 밤부터 13일 새벽 동안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10㎍/㎥ 이하로 오히려 낮게 나타났다.
대전보건환경연구원 관계자는 "화재 당시 불었던 강한 바람의 방향이 자주 바뀐 탓에 공장 인근의 문평동, 석봉동, 목상동 일대에서 나타나는 대기오염 수치는 시시각각 큰 차이를 보였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국타이어 공장과 맞닿은 덕암천과 하천과 이어져 있는 금강 등 수질 검사에서도 유독성 중금속은 검출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덕구는 불이 난 다음 날인 13일, 덕암천과 금강이 합류하는 합수부와 금강 하·중·상류 등 4곳에서 하천수를 시료 채취해 대전보건환경연구원에 분석을 의뢰했다.

6가 크롬, 수은 등 유독성 중금속은 검출되지 않았고 부유물질량(ss) 등 검사 항목에서 특이점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질오염 지표인 화학적산소요구량(COD)이 7.1ppm으로 '약간 나쁨'으로 평가됐지만, 법정 수질기준인 20ppm보다는 낮은 수준이었다.

큰불을 끄기 위해 산불 진화용 헬기와 대형 방사포까지 동원돼 막대한 양의 소방폐수가 발생했고, 이 과정에서 흘러나온 소방폐수 일부가 하천으로 유입돼 일각에서는 수질 오염에 대한 우려도 있었다.
대용량 방사포가 분당 내뿜는 물의 양이 45t인 데 반해, 공장 자체 폐수처리장 처리 용량은 하루 2천960t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대덕구는 폐수처리장으로 들어가기 전 오염수가 모이는 집수 저장시설 용량이 크기 때문에 많은 양의 폐수가 유출되진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덕구 관계자는 "화재 발생 약 8시간만인 13일 오전 6시 20분께부터 이중 방제 펜스를 설치하고, 탱크로리를 이용해 우수로(빗물 통로)를 통해 유출되는 소방폐수를 폐수처리장으로 이수시켰다"면서 "직원 25명이 현장으로 나가 흡착포 등을 이용해 거품과 기름 등 오염물질을 걷어내고 소방폐수가 하천으로 유출되는 것을 막으려 최선을 다해 노력했는데, 하천 등에서 오염수가 검출되지 않아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한국타이어 공장 화재 이후 대덕구는 지역 주민의 우려에 따라 분진흡입 차량 10대와 노면 청소 차량 4대, 미세먼지 저감 차량과 살수 차량 2대 등을 동원해 공장 인근 지역의 미세먼지와 분진 청소를 하고, 드론을 활용해 물고기 폐사 여부 등 하천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