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은행권 불안에 하락세로 출발

뉴욕증시는 은행권의 불안이 지속되면서 하락세로 출발했다.

유럽의 크레디트스위스(CS)와 미국의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의 주가가 또다시 급락하면서 분위기가 냉각됐다. 17일(미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오전 10시 26분 현재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46.06포인트(1.07%) 하락한 31,900.49를 기록 중이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31.30포인트(0.79%) 밀린 3,928.98을,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37.84포인트(0.32%) 떨어진 11,679.44를 나타냈다.

투자자들은 주말을 앞두고 은행권의 우려에 보수적으로 대응하는 모습이다. 전날 대형 은행들의 지원으로 반등한 퍼스트 리퍼블릭의 주가가 다시 20% 이상 하락했다.

퍼스트 리퍼블릭은 전날 11개 미국 대형은행으로부터 300억달러를 지원받았으나, 장 마감 후 회사가 배당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하면서 또다시 불안이 강화됐다.

행동주의 투자자 빌 애크먼은 이번 은행들의 개입이 전이 위험을 확산하는 역할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신용평가사 피치는 퍼스트 리퍼블릭 등급과 관련해 '부정적 관찰 대상' 상태를 유지한다며 수일내 은행에 대한 신용평가를 발표하겠다고 예고했다.

스위스 은행 CS의 주가도 이날 스위스 거래소에서 10% 이상 하락했다.

회사의 신용디폴트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CDS는 채권을 발행한 국가나 기업이 부도가 날 경우 원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 파생상품으로 CDS 프리미엄이 높아졌다는 것은 위험이 커져 보험료 성격의 수수료가 높아졌다는 의미다.

JP모건, 뱅크오브아메리카, 웰스파고, 찰스 슈왑의 주가가 모두 3% 이상 하락했다.

은행권 우려는 다음 주 21~22일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앞두고 나타나 위험회피 심리를 더욱 키웠다.

안전 자산 선호에 금 현물 가격은 온스당 1,950달러를 돌파했다.

이는 지난 2월 초 이후 최고치다.

유가는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 기준으로 배럴당 66달러대까지 하락했다.

안전자산 선호에 국채 가격이 상승하면서,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금리는 크게 하락했다.

10년물 국채금리는 전날보다 14b 이상 하락한 3.44% 근방에서 거래되고 있고, 2년물 국채금리는 16bp 이상 하락한 4.02%에서 거래됐다.

미시간대학이 발표한 소비자심리지수도 63.4로 전월의 67.0에서 하락해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1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3.8%로 전월의 4.1%보다 하락해 2021년 4월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5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2.8%로 전월의 2.9%에서 떨어졌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투자 심리가 매우 취약하고,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고 전했다.

브룩스 맥도날드의 에드워드 박 최고투자책임자(CIO)은 월스트리트저널에 "심리가 매우 취약하다"라며 "(시장에) 다음은 누구인가? 라는 분위기가 있으며, (호재에도) 아무도 빨리 흥분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UBS에 거래소 객장 담당 이사인 아트 캐신은 CNBC에 시장이 극단을 오가고 있는 만큼 불필요한 선동을 경계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오늘은 조심해야 하는 날이다"라며 "주말 전 금요일은, 금융 루머가 돌며, 루머를 퍼트리는 사람들을 피하고,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럽증시도 일제히 하락했다.

독일 DAX지수는 1.10% 하락했고, 영국 FTSE지수는 0.71% 밀렸다.

프랑스 CAC 지수는 1.30% 하락했고, 범유럽지수인 STOXX600 지수는 0.91% 떨어지고 있다.

국제유가는 또다시 하락했다.

유가는 은행권 우려가 커지면서 경기가 악화할 가능성을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4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2.78% 하락한 배럴당 66.42달러에, 5월물 브렌트유 가격은 전장보다 2.80% 밀린 배럴당 72.63달러를 기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