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포, 개발 가능성 높아 매력…서울 대체 광명·안양도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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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전문가 올해 전망“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은 눈앞에 닥친 현실입니다. 지금 투자시장이 불안하다고 현금으로만 보유하면 안 됩니다. 누가 뭐라 해도 헤징(위험 분산)의 가장 강력한 수단은 부동산 투자입니다.”(이승훈 리얼비전경제연구소 대표)
시장 불안하다고
현금 보유는 안 돼
서울, 여전히 공급 부족
지난 16일 한국경제신문사에서 열린 재태크 축제 ‘2023 한경 머니로드쇼’ 행사장은 침체 국면인 부동산 시장에서 해법을 찾기 위한 청중으로 가득 찼다. 국내 대표 부동산 강사로 꼽히는 3명의 연사는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 같은 시장 분위기 속에 기회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새 아파트 더 귀한 대접 받을 것”
이날 강사들은 부동산 시장이 여전히 매력적인 투자처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자재값 상승과 조합 및 시공사 간 갈등으로 인해 재건축·재개발 사업이 순항하기 어려워진 데다 서울과 서울로 출퇴근이 가능한 경기 지역은 공급 부족이 여전히 심각하기 때문이다.재건축·재개발 전문가인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서울은 수요에 비해 공급이 크게 부족하다”며 “통계청에서 개발한 지표인 주택보급률이 100을 넘겼다 해도 비선호 주거 형태인 반지하 주택까지 포함한 것이어서 ‘내가 정말 살고 싶은 집’ 공급은 여전히 부족하다”고 지적했다.정부는 서울 등 핵심 지역 구도심의 주택 노후도가 심각한 데다 공급이 부족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정비사업 규제 완화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재건축 사업의 발목을 잡았던 2차 정말 안전진단도 사실상 폐지됐다. 규제 완화로 재건축·재개발 붐이 일어야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는 게 김 소장 주장이다.
그는 “갈수록 높아지는 조합원 분담금이 관건”이라며 “재건축 과정에서 몇 억원대의 분담금 이슈로 사업이 차질을 빚는 일이 부지기수”라고 했다. 수도권 1·3기 신도시 등 다양한 주택개발사업이 시작돼도 절반가량은 공기(공사기간) 시간표를 지키기 어려울 것이라는 게 그의 예상이다. 신축 아파트 공급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김 소장은 “최근 재건축 기대감에 동의율이 높게 나오지만, 전국 사업장의 절반은 제때 삽을 뜨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입지와 사업성, 조합원 분담금 수용 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옥석 가리기를 해야 한다”며 “안전진단 통과, 조합설립 인가 같은 정비사업 절차가 어느 정도 진행된 곳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말했다.
무주택자 용산·강남 입성 기회 열려
이승훈 대표는 유망 투자처와 관련해 “서울의 낙후된 구도심인 영등포의 경우 개발 확률이 높아 꾸준히 집값이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울을 대체할 수 있는 광명 안양 성남 등도 기대해볼 만한 지역”이라고 짚었다.이 대표는 부동산 시장의 투자 지표로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을 꼽았다. 전세가율이 크게 올라 매매가격에 육박할 때 “이럴 거면 차라리 사는 게 낫겠다”는 심리가 수요자들 사이에서 확산하고 그 시점이 매수 타이밍이라는 얘기다. 매수 시점에 대해서는 “1~3월 통계로 봤을 때 전세가율이 오르기는 힘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거래가 회복세라고 보기는 힘들다는 게 강사들의 공통된 의견이었다. 유튜브 ‘놀부(놀라운부동산)’ 운영자인 정형근 제이피크루 대표는 “지난 2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2000건을 돌파했다고 하는데 정말 바닥을 친 것인지는 의문”이라며 “2018년 2월 통계는 9199건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아직 반등을 논할 때가 아니다”고 했다. 상당 기간 고금리가 유지될 텐데 굳이 투자 모험을 먼저 할 필요가 없다는 지적이다.정 대표는 “무주택자에게는 좋은 기회가 오고 있다”며 “서울 개포, 반포, 방배 등을 합쳐 올해만 1만 가구가 넘는 공급이 이뤄지는 만큼 강남권 부동산 시세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무주택자에게 ‘전용면적 59㎡로 강남 입성하기’나 ‘저렴한 전세에 살면서 용산, 강남 신축 단지 입주권이나 분양권 노리기’를 추천했다. 정 대표는 다주택자에 대해서는 “고금리 때문에 주택시장에서 새로 투자하기가 쉽지 않다”며 “꼬마빌딩이나 상가 투자를 권한다”고 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