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금 몰리는 ETP…운용자산 100조 돌파

4년 만에 시장 규모 두 배로
펀드 불신에 투자금 대거 이동
주가지수, 원자재 등을 주식처럼 거래할 수 있는 상장지수상품(ETP) 시장 규모가 100조원을 돌파했다. 펀드에 있던 기존 투자금이 직접 투자가 가능한 ETP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ETP 자산 총액은 지난달 말 100조1454억원을 기록했다. 2019년 50조원을 넘어선 지 4년 만에 두 배로 커졌다. ETP는 각종 자산을 주식처럼 거래할 수 있도록 한 상품이다. 발행 주체에 따라 상장지수펀드(ETF)와 상장지수증권(ETN)으로 나뉜다.ETP 자산은 올 들어서만 11조1425억원가량 불어날 만큼 성장세가 가파르다. 2002년 처음 출시될 당시 3444억원이던 ETF 순자산은 2012년 10조원을 넘어섰다. 2019년 50조원, 지난달 90조원으로 훌쩍 커졌다. 2014년 출시된 ETN은 지난 1월 10조원을 돌파하기까지 10년이 채 걸리지 않았다.

ETP 시장의 급성장은 재테크 패러다임 변화와 맞물린다. 펀드매니저가 운용하는 액티브펀드에 대한 불신이 커지면서 펀드 대신 ETP를 통한 직접 투자 문화가 확산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ETP는 기존 펀드와 달리 거래소에 상장돼 실시간 매매가 가능하다. 주식 투자 인구가 2019년 말 619만 명에서 작년 말 1441만 명으로 급증한 것도 성장 요인으로 꼽힌다.

ETP는 증시 부침과 관계없이 투자금을 빨아들이고 있다. 채권, 원자재, 곡물 등 다양한 자산에 투자할 수 있어서다. 주식시장이 부진한 올해는 채권형 상품이 성장세를 이끌고 있다.

박의명/성상훈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