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단거리미사일 화염 'V형'…'사일로·수직발사대' 발사 추정

옆으로 분산되는 TEL 발사 때와 달라…軍 "다양한 요소를 평가중"
북한이 지난 19일 발사한 전술탄도미사일(SRBM·KN-23)의 화염이 'V(브이)자' 형태로 나타나 발사 플랫폼에 변화가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그간 북한은 KN-23을 이동식발사차량(TEL)이나 열차에 실은 TEL에서 발사했는데 이 때 화염은 바닥에서 옆으로 퍼지는 형태였다.

발사 때 화염과 연기가 V자 형태로 솟구치는 것은 지하에 만들어진 원통형 시설(사일로)이나 엔진을 시험하는 수직발사대 등에서 나타나는 모양이다.

조선중앙통신이 20일 공개한 SRBM 발사 사진을 보면 화염과 연기가 그간 볼 수 없었던 V자 모양으로 솟구쳤다. 이를 두고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이 지하에 구축한 사일로 형태의 발사대를 활용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더욱이 발사 현장을 참관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딸 '주애'가 숲길을 헤치고 내려오는 사진도 공개해 동창리 위성발사장 인근 야산에 사일로와 같은 시설을 구축한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이상민 한국국방연구원(KIDA) 북한군사연구실장은 "저러한(V자) 화염과 연기의 모양은 지하로 움푹 꺼진 구조물에서 발사가 이뤄졌다는 의미"라며 "북한이 새로운 SRBM 발사 플랫폼으로서 사일로를 추가하려는 것일 수 있다"고 추측했다. 이 실장은 "TEL로 쏘면 한 발씩 쏴야 하므로 TEL의 수가 곧 한국군 '킬체인'과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 등의 표적수가 되지만 사일로 플랫폼을 갖추면 이를 대폭 늘릴 수 있다"며 "우리의 킬체인·KAMD 전력을 소진하고 피로도를 높이기 위한 전략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발사 장소나 건설 비용 대비 실익 등을 고려할 때 사일로가 아니라 지상의 고정 발사대를 시험용으로 이용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류성엽 21세기군사연구소 정보분석관은 "발사 장소인 동창리에는 서해위성발사장이 있기 때문에 사일로보다는 서해위성발사장의 (수직 엔진시험)발사대 이용 가능성이 더 크다"고 분석했다. 북한은 동창리 위성발사장 인근에 수직 엔진시험 발사대를 구축했는데 최근에는 이를 확장한 정황이 포착되기도 했다.

고체 연료 엔진 추력을 키우려는 목적의 확장 공사로 추정됐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도 "북한이 핵탄두용 기폭장치 등을 검증할 목적으로 진행한 시험 발사를 동창리에서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며 "기동성과 은밀성이 좋은 TEL을 두고 굳이 사일로를 건설할 실익이 없다"고 말했다.

그런데도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에 쓰이는 대형, 고비용 사일로가 아니라 SRBM 발사를 위한 최소한의 공간과 지붕만 설치하는 방식으로 다수 사일로를 운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상민 실장은 "구덩이와 지붕만 있는 단순한 형태의 사일로나 외형만 비슷한 가짜 사일로를 수천 개 만들어 놓는다면 우리 킬체인이 추적해야 할 표적이 급증하는 셈"이라며 "북한의 입장에서 TEL과 구덩이 사일로를 함께 활용하면 더 유리할 것"이라고 말다.

군은 달라진 발사 화염·연기 모양 등 이번 SRBM의 여러 측면을 분석하고 있다. 합참 관계자는 "북한 공개 보도에 나타난 다양한 요소를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