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인천·대구…'반토막 아파트' 속출
입력
수정
지면A23
고점 대비 '반값 거래' 잇따라세종, 인천, 대구 등에서 고점 대비 50% 떨어진 그야말로 ‘반값 아파트’가 속출하고 있다. 불과 1~2년 전 실거래가의 절반 수준에 거래가 이뤄질 정도로 시장이 급랭한 것이다.
세종 한솔동 첫마을3단지 84㎡
2021년 10.2억→이달 5.1억
인천 송도·대구서도 급락세
전국 아파트값 1년새 17% 하락
서울 노원·도봉 20%대 떨어져
"집값 바닥" vs "더 빠진다" 분분
경매시장이 아닌 일반 매매시장에서 반값 아파트가 등장하면서 일각에선 집값이 바닥 수준에 이른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세종, 인천에서 50% 하락 거래 속출
20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세종 한솔동 ‘첫마을 3단지 퍼스트프라임’ 전용면적 84㎡는 이달 초 5억1000만원에 거래됐다. 2021년 1월 세운 신고가 10억2500만원 대비 50% 떨어진 가격이다.세종에선 주택형을 가리지 않고 하락세가 나타나고 있다. 소담동 ‘새샘마을 8단지 힐스테이트 세종 리버파크’ 전용 98㎡는 지난 12일 최고가(14억9500만원·2021년 2월)보다 47% 떨어진 7억9000만원에 매도됐다.보람동 ‘호려울1단지 대방노블랜드’ 전용 59㎡ 역시 지난달 25일 4억2800만원에 팔려 최고가(8억4500만원·2020년 11월)보다 49% 하락했다.
인천과 대구에서도 반값 아파트가 잇따르고 있다. 인천 송도동 ‘더샵 송도 마리나베이’ 전용 84㎡는 지난달 21일 5억9000만원에 팔렸다. 1년 전 세운 신고가(12억4500만원·작년 2월)의 반값에도 미치지 못한다.
대구 수성구 만촌동의 ‘만촌삼정 그린코아에듀파크’ 전용 75㎡는 2020년 10월 기록한 신고가(13억9000만원)의 반값인 6억9500만원에 최근 거래가 이뤄졌다.수성구 시지동 ‘수성알파시티 동화아이위시’ 전용 84㎡ 역시 신고가(11억3500만원)의 반 토막 수준인 5억9500만원에 매매계약서를 썼다.
일부 지역에선 반값 아파트 거래 이후 가격이 반등하면서 바닥 신호라는 얘기가 나온다. 다정동 ‘세종e편한세상 푸르지오’ 전용 84㎡는 지난달 말 신고가(11억2000만원·2020년 11월)보다 48% 내린 5억8000만원에 거래됐는데 이후 5건의 매매 계약 모두 6억원대 후반에 체결됐다.
아직 바닥을 논하기엔 성급하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인천과 대구 등은 올해 입주 물량이 많기 때문에 바닥 다지기인지, 추가 하락이 이뤄질지 알 수 없다”며 “한동안 단지별로 큰 편차를 보이면서 혼조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2월 전국 아파트값 작년 대비 17.2%↓
전국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격도 하락세가 두드러진다. 부동산 플랫폼업체 직방이 이날 산출한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117.4를 기록했다. 전년 동월(141.8) 대비 17.2% 떨어진 수치다.인천이 1년 새 -21.5%(152.7→119.9)를 나타내 전국에서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이어 세종(-19.9%), 경기(-19.8%), 대구(-18.9%), 대전(-18.1%), 부산(-16.6%), 서울(-16.6%) 순이었다.
서울 내에서는 노원구와 도봉구의 아파트값이 1년 전에 비해 각각 20.4%, 20.0% 떨어져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강동구(-19.1%), 구로구(-18.9%), 양천구(-18.9%), 금천구(-18.4%) 등도 서울 평균(-16.6%)보다 큰 내림폭을 나타냈다.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올 들어 수도권에서는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와 특례보금자리론 출시 등으로 일부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미국 중앙은행이 추가 금리 인상을 시사했기 때문에 현시점에서 섣부르게 시장 회복세를 예단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심은지/이혜인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