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마스크 해제 첫날…"아직 불안" 대부분 그냥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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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파 많은 곳선 두려움 여전20일 오전 8시 서울 지하철 2호선 시청역. 대중교통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첫날인 이날 지하철 역사 안은 여느 월요일 출근길 풍경과 다르지 않았다. 객차 안에서도 마스크를 벗을 수 있게 됐지만, 시민 열 명 중 아홉 명은 마스크를 착용했다.
온라인몰 마스크 구매는 급감
미세먼지에 야외서도 착용 많아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전철을 탔다가 마스크를 착용한 이용객으로 꽉 찬 전철을 보자마자 부랴부랴 마스크를 꺼내 쓰는 시민도 눈에 띄었다. 직장인 신모씨(33)는 “마스크 벗을 때만 기다려왔는데 다들 마스크를 쓰고 있으니까 혼자 안 쓰고 버티는 게 민망했다”고 말했다.정부는 약 2년5개월 동안 이어진 버스, 지하철, 택시 등 대중교통 마스크 착용 의무를 이날부터 해제했다. 지난 1월 30일 식당, 카페, 사무실, 학교 등 1차 다중 이용시설 마스크 해제에 이은 추가 조치다. 현장에서 만난 시민 대다수는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되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예전처럼 그냥 쓰겠다’는 의견이 절대다수였다.
전철뿐 아니라 버스, 택시 등 다른 대중교통을 이용한 시민 대다수도 마스크를 착용했다. 경기 수원시 남수동의 한 광역버스 정류장에서 강남역행 버스에 탑승한 시민 20명 중 한 명만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마스크 착용 승객들도 미착용자에게 눈치를 주지 않는 분위기였다.
일찌감치 착용 의무가 해제된 실외에서도 여전히 마스크를 쓴 시민이 더 많았다. 이날 서울 송파구 잠실동 석촌호수공원에는 산책을 나온 시민 대다수가 마스크를 썼다. 따뜻해진 봄날을 맞이해 야외 나들이를 나왔지만, 코로나보다 미세먼지가 더 신경 쓰였다는 반응이 많았다. 잠실에서 만난 시민 김모씨(41)는 “마스크를 쓰는 게 습관이 돼서 그런지 벗는 게 오히려 불편한 것 같다”며 “코로나보다 미세먼지가 더 무섭다”고 말했다.한편 마스크 판매량은 급속도로 줄어들고 있다. 수요가 꾸준하긴 해도 새롭게 구매하는 수요보다 미리 사둔 마스크를 조금씩 오래 소진하는 경향이 짙어졌다는 분석이다. 서울 문래동에 있는 편의점 점주 황모씨(45)는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마스크를 찾는 손님이 절반 정도 줄었다”며 “메인 진열장에 내걸었던 마스크를 구석에 재배치했다”고 말했다. e커머스 플랫폼의 마스크 매출도 전년 대비 30%가량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1월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조치 이후 마스크, 손소독제 등 코로나19 관련 상품 매출이 감소세에 접어들었다”며 “대중교통 마스크 착용 의무까지 해제되면서 매출 감소폭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권용훈/박시온 기자 f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