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뭇거리다간 굶는다"…세계 식량전쟁에 뛰어든 포스코 [김익환의 컴퍼니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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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인터, 식량자산 인수 채비우크라이나 땅은 씨앗만 뿌려도 밀·옥수수 등이 잘 자란다. 국토 대부분이 영양분이 풍부한 '검은 흙(黑土·흑토)'으로 덮인 까닭이다. 미국 중부, 아르헨티나 팜파스와 함께 ‘세계 3대 곡창지대’로 통하는 이유다.
M&A·농장운영 인력 선발
우크라이나·인니 식량자산 운영
지난해 옥수수 6만t 들여와
우크라이나 전쟁은 각국의 식량전쟁으로 번지고 있다. 각국이 곡물 수출을 막고 식량자산에 투자를 이어가는 중이다. 식량의 60%가량을 해외서 들여오는 한국도 부랴부랴 식량자급률 끌어올리기에 나섰다. 한국 기업 가운데 유일하게 우크라이나 식량기지를 운영하는 포스코인터도 투자를 늘릴 전망이다. 농장을 비롯한 식량자산 인수·합병(M&A)도 진행할 것으로 관측된다. 21일 포스코인터내셔널에 따르면 이 회사는 이달 2일부 22일까지 경력 채용을 위한 온라인 서류를 접수한다. 모집 분야는 ▲곡물거래지역 기상분석 ▲곡물선물분석 ▲식량사업 M&A ▲영농사업 기획·개발·운영 등 식량부문이다. 밀·콩·옥수수 농장과 식량터미널, 식량업체 매물을 분석하고 인수해 운영하는 것을 아우르는 인력을 채용하는 것이다.
이 회사는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우크라이나 미콜라이우 항구에 곡물 수출 터미널을 운영 중이다. 2019년 9월 준공한 곡물 터미널을 통해 작년 2월까지 누적으로 250만t 규모의 곡물을 한국과 유럽 등지에 판매했다. 지난해 2월 러시아 침공 이후 터미널 운영이 잠정 중단됐다가 같은 해 6월 이후 판매를 재개했다.
포스코인터는 지난해 이 터미널로부터 옥수수 6만t을 국내에 반입해 곡물 및 사료 가격 안정화에 기여하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식용유, 화장품 등으로 쓰는 팜유 정제공장에 투자하기도 했다. 인도네시아 팜유 공장에 2억달러(약 2600억원)를 투자하기도 했다. 전략적으로 식량 사업을 키워온 포스코인터는 지난해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투자 속도를 더 끌어올리기 위해 식량사업 M&A 인력 채용에도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세계식량농업기구(FAO)가 발표한 세계 식량가격지수는 전쟁 직후인 지난해 3월 159.7로 고점을 찍은 이후 내림세를 보이면서 지난 2월 129.8포인트로 내렸다. 하지만 코로나19 이전 공급망이 흔들리지 않은 2019년 평균(95.1)을 크게 웃돈다.
정부도 부랴부랴 투자 확대에 나섰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해 말 ‘중장기 식량안보 강화 방안’을 발표하고 44.4%까지 떨어진 식량 자급률을 2027년까지 55.5%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식량 자급률은 1990년대에는 70%대를 보였지만 2017년에는 51.9%로 내림세를 이어갔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