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표맥주 뜨자 '우르르' 쏟아지더니…이제는 '반전 상황' [양지윤의 왓츠in장바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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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포주·하이볼로 눈돌리는 수제맥주업계

○맥주 外 제조면허 추가 취득
20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수제맥주업체 '제주맥주'는 맥주가 아닌 다른 주종의 제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맥아 함량이 10% 미만인 술인 '발포주', 그리고 맥아가 아닌 사탕수수의 당분을 발효해 만드는 '하드셀처' 등을 개발 중이다. 제주맥주 관계자는 "대표 제품인 '제주위트에일'에 주력하는 동시에 발포주 등 다양한 주종을 개발해 제품 라인업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치약·구두약 맥주에 소비자 피로도↑
문제는 이런 제품들이 수제맥주 고유의 다양한 맛과 향을 강조하기보다는 색다른 브랜드나 화려한 디자인에만 몰두했다는 점이다. 비슷한 맛의, 디자인만 다른 제품들이 우후죽순 출시되면서 캔 수제맥주에 대한 소비자들의 피로감이 커졌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곰표맥주가 워낙 인기를 끌다보니 제2, 제3의 곰표맥주를 만들기 위해 편의점 등 유통채널에서 다양한 브랜드와 컬래버레이션한 캔 맥주를 만들어달라는 주문이 많았다"며 "결국 너무 많은 제품들이 난립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엔데믹으로 캔 맥주 시장 자체가 주춤하면서 수제맥주 업계의 실적은 악화하고 있다. 국내 최초의 수제맥주 제조 상장사인 제주맥주의 경우 매년 적자폭을 키우고 있다. 지난 2020년 44억원이던 영업손실은 2021년 72억원, 지난해에는 116억원으로 확대됐다. 카브루의 영업손실도 2020년 4억원에서 2021년 11억원으로 커졌다. 곰표맥주로 흥행한 세븐브로이도 지난해 3분기 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6% 가량 감소한 56억원을 기록했다.
수제맥주 업체들은 맥주 외의 다양한 주종의 제품들을 통해 시장 흐름에 대응해나간다는 계획이다. 수제맥주업계 관계자는 "하이볼 등 최근 유행하고 있는 다양한 맛의 믹솔로지(여러 술과 음료를 섞은 제품) 제품으로 라인업을 넓히며 시장을 공략할 것"이라 말했다.
양지윤 기자 y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