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정국 '불그리' 레시피 공개하자…농심 발 빠르게 나섰다

농심, '불그리' 레시피 공개하자마자 상표 출원…현재 심사대기 중
방탄소년단 정국/사진=한경DB
그룹 방탄소년단(BTS) 멤버 정국이 불닭볶음면과 너구리를 합한 레시피인 '불그리'를 공개하자 농심이 발 빠르게 상표권 선점에 나섰다.

21일 한경닷컴 확인 결과 농심은 지난 16일 특허청에 '불구리', '불그리'로 상표 출원했고, 현재 심사대기 중이다. 방탄소년단 정국의 레시피로 입소문을 탄 '불그리'에 대한 상표권을 먼저 획득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농심은 지난해 9월 2일에도 자사의 짜파게티와 너구리를 합한 레시피인 '짜파구리'도 출원해 심사대기 중이다. 상표출원서가 출원일 인정요건을 갖춰 특허청에 수리됐으나 아직 심사관 배정은 되지 않은 상태인 것.

앞서 정국은 팬 플랫폼인 위버스에서 자신만의 라면 레시피라며 농심의 너구리와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을 함께 조리하는 레시피를 게재했다. 정국은 "물 650mL 정도를 알아서 넣고, 냄비보다는 프라이팬에 붓고 열을 올린다"며 "물을 끓기 전에 불닭 액상소스를 하나 다, 너구리는 분말 반에 건더기를 넣어준다"면서 상세한 조리 방법을 올렸다.
방탄소년단 정국이 올린 '불구리' 레시피/사진=팬 플랫폼 위버스 캡처
정국은 "면 상태를 잘 보며 국물을 조려주고, 짜면 물을 더 넣어주면 된다"며 "마지막에 불닭 건더기와 (집에) 있다면 볶음 통깨를 더 넣어주고, 들기름도 적당량 부어준다"면서 나름의 팁까지 전수했다. 이어 "해킹당한 거 아니고, 아미(ARMY, 방탄소년단 팬덤)들도 먹어보라고"라고 애정을 드러냈다.정국의 레시피에 방탄소년단 멤버 제이홉은 "아, 디톡스 실패"라는 반응을 보였고, 지민 역시 "한국 가서 너희 집부터 가야겠다"면서 기대감을 드러냈다.

방탄소년단 한 마디에 품절 대란이 일어난 제품들은 한두 개가 아니다. 정국의 경우 2019년 섬유유연제, 2020년 호호바 오일 등을 품절시켰고, 2021년에는 "콤부차를 즐겨 마신다"는 한 마디에 해당 제품 매출이 폭증하기도 했다.

여기에 더욱더 치열해진 라면 업계 상황도 농심의 발 빠른 상표 출원의 배경이 됐다는 해석도 있다. 방탄소년단의 또 다른 멤버 진이 오뚜기 진라면 모델이 되면서 영수증 앱에서 집계한 라면 구매 경험도 1위에 농심 신라면을 제치고 진라면이 올랐다.또한 뷔가 출연 중인 tvN '서진이네' 공식 협찬사로 이름을 올리고 있는 삼양식품의 경우 삼양라면, 불닭볶음면, 짜파로니 등의 제품이 지속적으로 노출되면서 톡톡히 홍보 효과를 누리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뷔가 '짜짜로니'와 '불닭볶음면'을 합친 '불짜장라면'이나 짜짜로니를 먹고 "진짜 맛있어"를 연발하는 장면 등이 방송을 타고 있는데, 삼양식품은 과거 방탄소년단 멤버들의 불닭볶음면 '먹방'으로 해외 매출이 크게 증가한 바 있다.

방탄소년단 멤버의 한마디에 포장 용량이 달라진 사례도 있다. 방탄소년단 리더 RM이 2021년 12월 팬 소통 라이브 방송에서 팔도 비빔면을 언급하며 "3일째 먹는데 안 질린다"면서 "하나는 양이 적고, 2개는 속이 부대껴 1.5배 사이즈를 좀 내줬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이후 팔도 비빔면은 기존 용량보다 20% 늘어난 팔도 비빔면을 출시한 바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방탄소년단의 인기를 구글 검색량으로 측정한 결과, 방탄소년단의 인지도가 1포인트 증가할 때 당일 주요 소비재수출액은 의복류 0.18% 화장품 0.72% 음식류 0.45%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