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계의 테슬라 될 것"…라브, 탄소배출권 시장 본격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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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트브라더스, 탄소 저감량 검증.인증자전거 서비스 디자인 회사 라이트브라더스가 탄소배출권거래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한다.
자발적 탄소배출권 거래 플랫폼 '팝플' 진출
"국내기업 넘어 글로벌 상사들과도 협업"
라이트브라더스(대표 김희수·사진)는 지난 14일부터 탄소배출거래 플랫폼 '팝플'을 통해 자전거를 이용한 탄소 저감량을 공인된 검증 기관의 검증·인증을 마치고 자발적 탄소배출권을 판매했다고 밝혔다.팝플은 탄소 크레딧을 토큰처럼 거래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라이트브라더스가 지난해 모은 탄소저감량을 자발적 탄소배출권 거래 플랫폼을 통해 사업체에 판매할 수 있게 됐다.
라브는 자전거 이용자에게 자전거 이용시 즉각적으로 현금처럼 쓸 수 있는 '스윗스웻' 포인트를 제공하고 있다. 이번 탄소거래를 통해 얻은 수익도 포인트와 연동하거나 제휴사 추가 등 이용자들의 혜택을 더욱 늘릴 계획이다. 자전거를 탈 수록 돈을 버는 서비스(Ride to Earn)가 지속가능할 수 있도록 하는 원동력이 될 전망이다. 그동안 자전거 주행 기록을 통한 탄소 저감에 대해 이야기한 업체들은 많았지만 실질적인 계산 방식과 저감량을 공식적으로 검증 받은 곳은 전무했다. 라이트브라더스는 2021년 테슬라가 전지차 판매가 아닌 운전자가 모은 탄소배출권을 팔아 이익을 냈다는 뉴스 기사를 보고 사업에 뛰어들었다.라브는 자전거를 이용한 탄소 저감 자료를 얻기 위해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에 자문을 구했고, 글로벌 기업 월마트와 보잉, 스레드업 등을 컨설팅한 미국 시프트어드벤티지와 손잡고 자전거 탄소배출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이후 지속적으로 GPS 위성 데이터를 이용한 운행 기록을 수집하는 툴을 고도화하고 있다.
라이트브라더스는 이번 인증을 통해 본격적으로 탄소배출권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탄소배출권 시장은 크게 정부가 관리하는 '의무적 시장'과 기업과 단체가 제3자 인증을 통해 발급받는 '자발적 시장'으로 나뉜다. 의무적 시장만으로는 온실가스 감축 목표치를 달성하기에 턱없이 부족한 현실이다. 기업이 나서 다양한 탄소감축 사업 모델을 개발해 모든 산업에서 ESG 경영에 참여에 나서야 한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자발적 탄소시장 관리기구(TSVCM)를 설립한 전 UN(국제연합)·잉글랜드 은행 총재 마크 카니는 "2030년까지 자발적 시장 규모가 1800억달러(약 227조6100억원)까지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희수 대표는 "국내기업 뿐 아니라 글로벌 종합상사 등과도 탄소배출권 구입과 포인트 제휴 협업을 논의 중"이라며 "자발적 탄소배출권 시장을 통해 기업과 소비자 모두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친환경 순환구조 모델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방준식 기자 silv000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