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질문에 '똥' 이모티콘 자동 답장, 일론 머스크 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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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 트위터 최고 경영자(CEO)가 문의 메일을 보내는 기자들에게 '대변 이모티콘'을 자동으로 발송하도록 해 논란이 되고 있다.
19일(현지시각) 머스크는 자신의 트위터에 "이제 트위터 언론 대응용 이메일은 대변 이모티콘으로 자동 응답한다"는 글을 적었다. 실제로 메일을 보낸 기자들 사이에서 "똥 이모티콘을 회신받았다"는 경험담이 나오면서 머스크의 기행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머스크는 지난해 10월 트위터를 인수했고, 이후 기존 언론 대응 담당자들을 모두 해고했다. 이와 함께 이메일 회신도 중단하며 언론과 소통을 단절하는 모습을 보였다.
5개월 만에 언론 대응 메일을 공개하면서 '똥 이모티콘' 조치를 취하면서 "황당하다"는 반응도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미국 경제지 포브스는 "만약 당신이 트위터 언론부서에 연락하는 기자라면, 이제 똥 이모티콘을 자동응답 받게 될 것"이라며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하기 전, 기자들은 일반적으로 이메일을 통해 질문에 대한 답변을 받을 수 있었으나 머스크가 지난해 10월 말 트위터를 인수했을 때 언론팀은 이메일 답장을 중단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12월 트위터에서 '회사 대표직에서 머스크가 물러나야 하는지' 묻는 여론조사를 실시했는데, 그는 압도적으로 패배했다"며 "당시 그의 CEO 자리를 대체할 사람이 누구인지 이메일을 보내 물어봤지만 답장을 받지 못했다. 이제는 똥 이모티콘만 받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뉴욕포스트 역시 트위터에 이메일을 보내면 '구역질 나는 기호'로 답한다고 전하면서 "머스크는 트위터의 새로운 미디어 관계 계획에 대한 '미리보기'를 제공했다"며 "그의 '배설 전략'은 비꼬거나 과장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 역시 "머스크가 인수한 트위터가 몇달간의 침묵 끝에 마침내 언론인과 소통을 재개했지만, 대량 정리 해고, 광고 수익 감소 등에 대한 언론의 질문에 실제 답변을 기대해선 안 된다"며 "트위터의 이런 언론대응이 영구적인지 물었지만, 트위터는 역시 '대변' 이모티콘으로 답했다"고 지적했다.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한 후 8차례에 걸친 인력 감축으로 직원 수가 3분의 1 정도만 남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잦은 접속 장애가 발생하면서 불만이 커지고 있고, 2021년 기준 전체 매출의 89%를 차지했던 광고 규모도 급감했다. 광고주들이 광고를 걷어들이는 배경에는 머스크의 '오너 리스크'가 꼽히고 있다.
또한 유력 언론사 기자 계정을 무더기로 정지시키는가 하면 트위터 인수 두 달 만에 자신의 최고경영자직 사임 여부를 찬반 투표에 부치는 등 각종 기행을 일삼았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