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불확실성 커져…안전자산 비중 높여 원금 보호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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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PB들의 재테크 조언“소득의 최소 50%는 저축과 투자에 사용해야 합니다. ‘일확천금’ 대신 원금을 잃지 않으면서 꾸준한 수익을 낼 수 있는 전략을 세우는 게 기본입니다.”
성공투자 핵심은 안정적 수익
투자 시기 분산하고
포트폴리오 다각화 바람직
안전·투자자산 비율 6 대 4로
사회초년생에게 재테크는 넘기 어려운 벽이다. 경기 침체 국면에 들어선 지금과 같은 시기엔 더 그렇다. 은행 프라이빗뱅커(PB)들은 금, 국채 등 안전자산 비중을 높여 원금을 최대한 지키면서도 저가 분할 매수를 통해 향후 시장 반등 기회를 엿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예금·장기채 담아 수익·안전성 노려야”
허도경 신한은행 PWM목동센터 PB팀장은 지난 16일 한국경제신문사 주최로 서울 중림동 한경 본사에서 열린 ‘2023 한경 머니로드쇼’에서 기조 강연을 하고 투자 포트폴리오와 매수 시기를 분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성공 투자의 핵심은 안정적인 수익률을 장기간 유지하는 데 있다”며 “원금을 지킬 수 있는 안전자산으로 튼튼한 뼈대를 만든 뒤 투자자산을 쌓아 올리는 구조가 바람직하다”고 했다.허 팀장이 제안한 포트폴리오 구성 방식은 장기 국고채 등 안전자산과 선진국 주식 등 투자자산을 6 대 4 비율로 담는 것이다. 안전성을 높이고 싶다면 ‘5(국고채) 대 2(금) 대 3(안전자산)’ 비율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도 된다.2017년 말부터 지난해 말까지 5년간 6 대 4 포트폴리오와 5 대 2 대 3 포트폴리오는 각각 21.84%와 26.12%의 수익률을 올렸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수익률이 마이너스(-9.37%)를 기록한 것과 대조적이다. 허 팀장은 “포트폴리오의 역할은 불황이 와도 최대한 버틸 수 있는 지지대 역할을 하는 것”이라며 “약세장이 오더라도 이처럼 올바른 자산 배분을 통해 투자 시장에 꾸준히 참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원금이 보장되는 은행 예금 상품을 적극 활용하라는 조언도 나왔다. 지난해 하반기보다는 금리 수준이 낮아졌지만 꾸준한 이자 수익을 거둘 수 있다는 점에서 여전히 안정적인 투자처라는 설명이다. 조현수 우리은행 한남동금융센터 PB팀장은 “여전히 주요 시중은행 정기예금 상품은 연 3%대 후반 금리를 준다”며 “지금처럼 시장 상황이 나쁠 땐 자산 일부를 예금에 묶어 안전성을 확보한 다음 투자 기회를 엿보는 게 좋다”고 했다.
당분간 고금리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장기채 투자도 눈여겨봐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올 하반기 이후 시장금리는 하향 안정세에 진입할 것”이라며 “현시점에서 장기 채권을 매수하면 금리 하락기에 자본 차익을 크게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TF·ISA·연금…폭넓게 투자해야”
이들 PB는 수익성과 안전성을 동시에 누릴 수 있는 투자 상품으로 ‘만기매칭형 상장지수펀드(ETF)’도 권했다. 만기매칭형 ETF는 매수 후 만기 시점까지 보유하면 시장금리 변동에 구애받지 않고 매수 시점에서 예상한 수준의 기대수익(YTM)을 올릴 수 있는 상품이다. 조 팀장은 “정기예금에 비해 높은 금리를 제공하면서 소액 투자가 가능한 게 장점”이라며 “최근 상장된 만기매칭형 ETF 상품들은 고신용 채권을 주로 담고 있어 안전성도 높다”고 설명했다.투자 지식이 부족해 직접 자산을 운용하기 부담스럽다면 일임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도 고려해볼 만하다. 일임형 ISA는 중개형과 달리 가입자가 은행에 자산 운용을 일임하는 상품이다. 은행 전문가가 가입자 투자 성향에 맞춰 설계한 포트폴리오대로 자산을 운용한다. 순소득 200만원까지 비과세 혜택도 적용된다.
사회생활 초기부터 노후 준비에 눈을 떠야 한다는 조언도 잇달았다. 이들 PB는 특히 장기로 납입할 수 있는 연금계좌 상품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연금계좌에는 장기 저축형 상품인 연금저축계좌와 개인형퇴직연금(IRP)이 포함된다. 연금저축과 IRP를 합친 세액공제 한도는 연간 900만원(세액공제율 13.2%)이다. 허 팀장은 “총급여가 5500만원 이하라면 공제율 16.5%를 적용받을 수 있다”며 “연 900만원을 넣고 148만5000원까지 환급받을 수 있어 혜택이 크다”고 말했다.
이소현 기자 y2eonlee@hankyung.com